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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껴안고 쪼개고 버리고' 글로벌 IT 기업들의 변신


IBM은 반도체 사업매각, HP와 시만텍은 분사

[김국배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변신이 끊이지 않고 있다.

IT 기업들이 기술·인력·네트워크 확보를 겨냥해 활발한 인수합병(M&A)를 벌이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간판 업종을 버리고 바꾸면서 100년 기업이 된 IBM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분사(spin off)하고 '돈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버리며 새 성장을 위한 능동적인 변신책을 실행하는 IT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BM은 반도체 사업부문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IBM은 반도체 사업을 넘기면서 손실보전금으로 3년간 15억달러(한화 약 1조5천억원)를 지급한다.

IBM의 반도체 사업은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온 '골칫덩이'다. IBM이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손을 떼게 된 배경이다. 파운드리스가 적자 사업을 인수한 건 IBM의 제조시설보다는 인력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IBM은 x86 서버 사업부를 중국 기업인 레노버에 이미 매각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몸집 줄이기'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이달 초에는 세계 2위 PC 제조업체인 휼렛패커드(HP)가 PC·프린터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HP는 75년만에 기존 제조업 분야인 PC 프린터 부문은 별도 회사로 쪼개고 본사에는 서버를 만드는 기업용 하드웨어와 IT 컨설팅 사업만 남긴다.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엔터프라이즈 회사를 맡고 새 HP의 CEO는 현재 PC와 프린터 사업을 총괄해온 디온 웨이슬러가 취임한다. 두 회사는 각기 독립회사로 운영되며 재무나 중점사업이 개별적으로 결정되고 운영된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도 지난 9일(현지시각) 보안과 정보관리 사업으로 분할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데이터 암호화, 사용자 인증 등을 담당하는 보안 분야와 파일 저장, 관리 서비스를 하는 정보관리사업을 서로 나눠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시만텍의 분사작업은 내년말 완료된다.

이보다 앞서 최근 미국 e커머스업체 이베이가 내년 하반기에 온라인 결제 서비스 부문 페이팔을 분사해 상장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숨은 진주'를 찾는 인수합병도 여전히 활발하다. 스위치·라우터를 팔던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는 서버 사업까지 진출했고 최근엔 보안업체들을 인수하며 보안사업을 강화 중이다. 반대로 소프트웨어(SW) 기업이던 오라클은 지난 2009년에 하드웨어(HW) 기업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이후 SW와 HW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 장비를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IT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해 경쟁력을 확보하며 세계 IT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해석된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핵심역량을 정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마이클 브라운 시만텍 최고경영자(CEO)는 분사를 발표하며 "보안과 정보관리 부문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전략과 집중적인 투자, 시장 전략(go-to-market)의 혁신이 필요함이 더욱 자명해지고 있다"며 "시만텍을 두 개의 독립회사로 분할해 각 기업이 유연성을 갖추고 성장에 집중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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