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정부의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

[정은미기자] "다음카카오는 향후 정부의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6시에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톡 검열과 관련한 여러 논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 대표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과 관련해 "본인의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로 사용자에게 불안과 혼란을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 법제도를 따르는 것 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했다"면서 "그동안 카카오톡을 아껴주신 사용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더 빨리 깨닫지 못하고, 최근 상황까지 이른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이러한 잘못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지난 7일부터 영장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질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에는 최소한의 고객 정보만 제공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정보보호자문위원회(가칭)’을 구성해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같은 조치가 만약 실정법 위반이라면 대표인 제가 최종결정 했기에 그 벌은 달게 받도록 하겠다"면서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절대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아울러 이미 공개된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개선 사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선 서버 보관기간이 2~3일로 단축됐으며 서버에 저장되는 대화 내용 역시 올해 안에 암호화된다.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고 수신 확인된 메시지는 아예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 ‘프라이버시 모드’는 1:1 대화방은 올해, 그룹방은 내년 1분기, PC버전은 내년 2분기 내에 도입되고 내년 3분기에는 모든 수신확인된 메시지가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

이석우 대표는 "발표한 것 외에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방안들은 더 찾아서 개선하고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