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국내시장에서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놓고 완성차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 덩치 큰 패밀리카보다 실용성에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한 자그마한 콤팩트 사이즈의 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업체들마다 연이어 신차를 내놓고 국내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승용차(9만4천834대) 가운데 SUV는 총 2만7천688대로 전체 신차 가운데 29.2%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팔리고 있는 승용차 10대 중 3대는 SUV인 셈이다. SUV의 판매 비중은 지난 7월(24.8%)과 8월(25.7%)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수시장의 SUV 호조는 기아자동차의 '신형 쏘렌토'가 이끌고 있다. 지난 8월말 첫 선을 보인 올 뉴 쏘렌토는 지난달 전국에서 6천353대가 팔리며 국내 SUV 판매 모델 중 1위를 기록했다. 현재 대기 물량도 약 8천대에 달해 당분간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소형 SUV의 높아진 인기가 눈에 띈다. 한국GM이 지난해 2월 첫 선을 보이며 국내 소형 SUV시장을 개척한 '쉐보레 트랙스'는 지난달 873대가 판매돼 전년동월 대비 62.0% 증가했다. 쌍용자동차의 '뉴 코란도 C'도 1천361대가 판매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QM3'는 지난달 719대가 팔려나가며 전월 대비 판매량이 약 15배 늘었다. QM3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9천923대가 팔려나갔으며 매달 1천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소형 SUV는 크기가 작고 연비가 좋을 뿐 아니라 값도 비교적 저렴해 여성과 젊은층에 어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점유율 확대를 위한 소형 SUV 신차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투싼'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해 외관이 대폭 변경될 예정이다.
투싼보다 작은 크기의 중국형 전략 모델 'ix25'의 국내 출시도 점쳐진다. 현지 전략차종으로 개발됐지만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확대에 따라 내년께 국내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쌍용차도 내년 초 소형 SUV 'X100'(프로젝트명)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께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고 추후 디젤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기는 코란도C 보다 작으며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배기량 1천600cc 가솔린 및 디젤 엔진과 6단 수동·자동 변속기를 얹었다. 회사 측은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 닛산 쥬크 등을 경쟁 모델로 꼽고 있다.
이달 열린 2014 파리모터쇼에서 쌍용차는 X100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신차 붐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한 개성은 물론 활동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운전자들을 겨냥해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산차업체뿐 아니라 수입차업체들도 소형 SUV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 6일 소형 하이브리드 SUV 'NX300h'를 출시했다. NX300h는 고급 도심형 스포츠카를 의미하는 '프리미엄 어반 스포츠기어'를 콘셉트로 잡았다. 2009년 NX 모델의 첫 개발에 들어간 뒤 5년여 만에 내놓는 SUV 모델이다. NX300h는 일본에서 출시 한 달 만에 당초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9천500대가 팔려나갔다.
포드코리아도 지난달 18일 브랜드 최초 프리미엄 콤팩트 SUV인 '올 뉴 링컨 MKC'를 출시하며 소형 SUV 경쟁에 가세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앞서 각각 지난 8월 소형 SUV 'X4'와 '더 뉴 GLA클래스'를 내놨다.
닛산도 국내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디젤모델인 '캐시카이'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6일 기준 사전계약 3주 만에 300대를 돌파했다. 캐시카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2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한불모터스 역시 당초 내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푸조 2008을 이달 말 조기 투입할 예정이다. 소형 해치백 모델인 208을 기반으로 차체를 키워 만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형 SUV가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업체들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선보이는 소형 SUV 신차가 국내 SUV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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