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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개인정보보호 대책 국감서 뭇매


공기관 개인정보 노출 및 수집 여전, 아이핀 활용도 저조

[이부연기자]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대책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아이핀 등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공기관의 정보 유출 사고가 나고 주민등록번호 수집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근본적인 개인정보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교육기관 홈페이지 개인정보 노출점검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 182개 교육기관에서 노출된 개인정보는 총 3만1천214건에 이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34개 기관이 3천821건의 개인정보를 노출하고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67개 기관 1만3천942건으로 2년 만에 265%나 급증했다. 올해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노출된 개인정보는 61개 기관 3천277건이었다. 노출된 개인정보는 이름, 학번,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번호, 주소, 이메일 주소, 여권번호, 휴대폰번호, 자격증, 계좌번호, ID·패스워드, 성적표, 출석표 등 다양하다.

신 의원은 "수많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교육기관들의 관리소홀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교육기관들의 개인정보는 현재도 인터넷상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으며 교육부를 비롯한 각 기관들은 적극적인 실태점검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민번호 수집 여전…마이핀 사용률도 저조

지난 7일 안정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 조치와 아이핀 등 대체 개인정보보호 수단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은 이날 자료를 통해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주민등록번호 유출사건이 발생한 곳의 83.6%는 여전히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다"며 "주민등록번호 법정주의가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는 16.4%에 불과하고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대책의 예외 법령이 많아 법정주의의 취지가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대책에 따라 8월부터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라는 예외가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법령이 866개 달해 예외 범위가 넓다.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으로 마련된 아이핀과 마이핀의 저조한 활용도도 도마에 올랐다. 마이핀은 주민번호와 같이 13자리 번호지만 나이, 성별, 출생지 등 개인식별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무작위 선정번호로 오프라인에서 사용가능하다.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아이핀의 오프라인 버전이다.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은 "아이핀의 경우 누적 발급건수가 300만 건이 넘었음에도 이용건수는 다른 온라인 인증방법인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에 비해 현격히 낮다"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아이핀 인증은 휴대폰 인증방식과 비교해 1대9 정도로 저조하고, 다음카카오 역시 인증에 마이핀을 활용하는 비율은 전체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홍보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별도의 홍보예산을 책정하지 않았고, 개별예산으로 마이핀 홍보를 진행했는데 포스터 및 유인물 배급에 약 700만원, 또 인터넷 만화인 웹툰에 약 100만원 그리고 기타 비용까지 포함해 1천만원 정도를 집행했다.

윤 의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개인정보유출 방지 사업의 홍보비용으로 보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마이핀 발급과 활용률이 저조한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홍보를 강화해 제도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했다.

염흥열 순천향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아이핀과 마이핀은 주민번호수집을 한번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홍보를 더욱 강화해 사용률을 높여야 하며, 정부 뿐 아니라 기업 및 민간 차원에서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자체적인 방안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부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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