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예상치가 오는 7일 공개된다. 상황은 좋지 않다.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무색할 정도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한때 8조원대에서 다시 5조원, 또 4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4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마저 나오고 있다. 눈높이는 낮아졌다. 관건은 바닥 확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7일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추정치는 4조3천억원대다.
약 7조2천억원을 기록했던 2분기에 비해 40%, 10조1천억원이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약 58%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일각에서는 4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분기 영업익 4조원대는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고, 3조원 대까지 추락할 경우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0년 2분기에 분기 영업익 5조원 시대를 열며 3년여 만인 지난해 3분기 이를 다시 2배 수준인 10조원대 까지 끌어올렸던 삼성전자는 이를 고점으로 가파른 실적 하락세를 겪으며 반도체 회사였던 4년전 시절로 회귀하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부문 영업익이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IM부문을 추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IM부문은 한때 전체 영업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했으나 50%대가 깨지면서 견인차 역할을 반도체에 내 줄 판이다.
다행히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 전체 영업익 하락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여전히 관건은 동력을 잃은 스마트폰 등 IM부문의 모멘텀 찾기가 될 전망이다.
◆연착륙 실패, 이익 하락이 너무 가파르다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는 어느정도 예견됐던 대목이다. 다만 이익 하락폭이 외형에 비해 너무 가파르다는 게 문제다. 고 성장기를 거쳐 둔화를 겪게 되는 통상의 사이클을 감안해도 삼성전자 IM부문의 수익성 하락은 사실상 연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익에 대한 시장 추정치는 2조2천억 원선. 역시 2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년만에 4조원대 까지 밀린 지난 2분기 실적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2분기 전분기 대비 30% 줄었던 영업익은 3분기에는 전기비 반토막,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0% 이상 줄어들며 전체 실적마저 끌어내릴 형국이다.
이 탓에 지난 1분기에도 2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 8~9%대까지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 영업이익률이 8%대에 그칠 경우 지난 2010년 2분기 7.2% 이후 최저수준이다. 또 과거 피처폰 시절 평균 영업이익률 약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8천만대 초반으로 기대에 못 미쳤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에 밀린 탓이다.
3분기 전체 매출 추정치가 약 51조원, 전분기 대비 0.2% 수준, 전년 동기대비 약 14%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할 때도 외형에 비해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TV-패널 적자 '우려'-믿을 건 반도체 뿐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던 TV 등 소비자가전(CE)부문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디스플레이 패널(DP)부문 역시 3분기 적자전환 등 부진한 실적이 우려된다.
CE부문은 지난 2분기 약 8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익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지만 3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TV 판가 하락 등 여파로 영업익이 1천억원대에 그치는 등 석달 새 이익이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적자전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스마트폰 실적 하락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우려된다.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에는 OLED 패널시장의 경쟁 심화까지 겹쳐 1천억원대 초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행히 반도체 부문 영업익 추정치는 2조원대 초반으로 IM부문과 유사하거나, 소폭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반도체 실적 부진에도 제한적인 공급 증가 속 계절적 성수기 및 업황 개선 등으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 하락의 안전판 역할을 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 실적의 수훈 역할은 반도체가 될 공산이 커졌다. 스마트폰 부문은 경쟁심화에 따른 판가(ASP) 하락에 마케팅 비용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여기에 아이폰6 등 경쟁사 신제품 경쟁도 부담이다.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IM부문을 추월하는 등 다시 반도체 회사로 회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체 실적은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유효하다. 여기에 스마트폰 실적의 반등 모멘텀 확인 시기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금으로서는 내년 1분기 이후가 유력시 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대형화, 중국 업체의 가격공세가 정점에 다다르면서 삼성전자가 내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을 앞세운 폼펙터 경쟁, 보급형 라인 확대 등으로 조기에 모멘텀을 확보할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까지 저점을 형성한 뒤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의 전면적 교체가 완료되는 내년 1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 조우형 연구원은 "IM부문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하락한 만큼 3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및 패널 등 부품 영업익이 IM부문을 넘어서는 등 전사 실적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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