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세나기자] 'PC방 순위 115주 연속 1위', '최대 일간 점유율(45.06%) 기록'...
미국의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유명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이하 롤)'의 상승세가 여전하다. '롤'은 출시 3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한국 게임판을 흔들고 있다.
국내 론칭 약 8개월 만인 2012년 7월, 국내 PC방 점유율(게임트릭스 기준) 1위에 올라선 후 현재까지 롤은 지속적으로 왕좌를 지키고 있다.
국내 PC방 사상 최대 일간 점유율(45.06%) 기록도 '롤'이 세웠다. PC방 이용자 2명 중 1명이 이 게임을 즐겼다는 이야기다. 물론 현재도 30% 후반에서 40% 중반대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롤'의 뒤를 잇고 있는 '피파온라인3(13.05%)', '서든어택(9.27%)', '던전앤파이터(3.5%)', '디아블로3(3.46%)' 등 상위 5위 게임들의 점유율(4일 기준)을 모두 합해도 3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게임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한 품에…전체 시장규모 늘려
그렇다면 과연 '롤'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다수의 게임산업 전문가들은 '롤'을 이야기할 때, 국내 e스포츠 시대를 열게 한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하곤 한다. '스타크래프트'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국내 온라인게임은 물론 e스포츠 시장까지 석권했던 때처럼, 지금은 '롤'이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는 분석에서다.
'롤'은 독특한 전장·지형에서 상대팀과 전투를 벌이는 대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승패를 갈라 경쟁심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유사하다.
또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챔피언) 숫자는 9월 현재 121종으로, 이용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게끔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이들 챔피언들은 외모나 공격 방식, 전투력이 모두 다른 것은 물론 같은 챔피언이라도 스킨 선택에 따라 외형과 스킬이 교체, 이용자에게 질리지 않는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단순히 혼자 혹은 친구들과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다수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면서 게임 그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탁월한 전략과 스킬을 구사하는 프로게이머들의 플레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 그들을 응원하는 팬 문화가 결합, 결과적으로 '아마추어+프로게이머'로 분류되는 전체 '롤' 시장 규모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 한 관계자는 "롤은 국내 다른 온라인게임과 비교했을 때 게임 내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이 적은데다가 AOS 장르 중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며 "승부조작 없는 건전한 e스포츠 문화까지 잘 정착된다면 앞으로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국내에 e스포츠 문화를 처음 형성시킨 '스타크래프트'는 출시된 지 1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PC방 인기게임 순위 TOP10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지금의 추세를 본다면 '롤' 또한 '스타크래프트'에 맞먹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다장르 온라인게임 롤에 도전…인기 제동걸까
'롤'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챔피언을 꿈꾸는 각양각색 장르의 게임들의 '롤 흔들기'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롤'이 전체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을 들여 내놓은 온라인 신작들이 번번이 큰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도전 노력은 여전하다.
특히 올 하반기는 국내 굴지의 게임사들이 대형 타이틀의 잇단 테스트 및 론칭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판세 변화도 주목된다.
이달 초 엔씨소프트가 2년 만의 신작 타이틀 'MXM' 1차 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롤 대항마'로 여겨지는 넷마블의 '파이러츠'의 경우 올 4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다음카카오의 대작 MMORPG '검은사막',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도 각각 연내 론칭과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업체인 블리자드의 AOS게임 '히어로즈오브더스톰'도 조만간 한국 알파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A게임사 관계자는 "롤은 일반 게임 플레이 뿐 아니라 e스포츠와의 연계 등 완성도 높은 전략과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며 "다만 외산게임이 국내 게임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가 됐든 국내 업체에서 만든 토종게임이 '롤' 점유율을 끌어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게임문화를 만들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인기 있는 게임을 무작정 따라한 콘텐츠가 아니라 보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세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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