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연휴, 친척들이 모여 나눌 밥상 정치 이슈는 역시 세월호 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세월호 정국에 묶여 이미 7월 임시국회와 8월 임시국회를 허비한 것에 이어 예산 등을 논의하는 정기국회 마저 파행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추석 전 세월호 정국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국이 장기화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조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여야와 유가족의 입장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과 조사권 부여는 필수라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조사권 부여는 피해자가 직접 수사와 기소를 하는 격이어서 헌법상 자기 구제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있다.
그동안의 국회 국정조사가 거의 새로운 것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이 유가족들을 강경하게 만들고 있다.
국회의 세월호 국정조사 역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거의 밝혀내지 못했다. 수사권이 없어 조사 대상이 되는 기관이 출석을 하지 않거나 자료를 내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도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사실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
수사권은 법원의 영장을 전제로 필요한 자료를 강제로 받아올 수 있는 권한과 금융 계좌를 추적할 수 있는 권한, 문제 있는 사람이 출석을 거부했을 때 강제로 구인할 수 있는 권한 등이 포함돼 진상 규명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가족은 기소권을 통해 조사에서 밝혀진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의 의혹이 정부 기관과 관련된 부분도 상당하므로 이를 밝히기 위해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위헌이나 전례가 없다는 이유 외에 유가족을 설득할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세월호 피로도 역시 높아졌고, 우리 사회의 안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던 세월호 참사는 여야 진영의 정쟁으로 변질됐다.
세월호 정국에 대한 루머도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족들이 이미 수십억의 보상을 받았음에도 보상을 늘리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을 주장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아픈 세월호 유가족들에 또 다시 상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악성 루머의 내용인 세월호 희생자의 의사상자 지정 요구, 대학 특례 입학 요구 등은 사실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한변호사 협회가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한 세월호 특별법에도 이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배상과 보상 관련 이야기는 정치권에서 나온 것이 많다. 유가족들은 이같은 내용이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세월호 문제의 핵심은 배가 침몰하는데 걸린 1시간 40분 동안 구조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구조에 완벽히 실패한 원인 규명과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가 이미 이같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약속한 만큼 본질에 충실하면 해법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여야 정치권과 유가족이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월호 문제의 본질에 충실한 해법을 정치권이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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