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와 실질적인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 간 합병설이 '사실 무근'인 것으로 일단락됐다.
2일 SK(주)는 SK C&C와의 합병 추진 보도와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SK C&C와의 합병 추진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날 재계와 시장에서는 SK(주)와 SK C&C의 합병 추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SK(주) 재무팀이 중심이 돼 SK C&C와 합병에 따른 제반 사항 검토에 착수했다는 내용이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SK C&C→SK(주)→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SK C&C는 SK그룹의 전산업무를 총괄하는 SI업체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분 3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 C&C는 SK(주)의 최대주주(31.8%)로 사실상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최 회장이 직접 가진 SK(주) 지분은 0.02%에 불과하지만, SK C&C를 통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해 SK(주)의 주가는 변동이 없는 반면, SK C&C의 주가는 2배 이상 오른 점도 이번 합병설에 힘을 실었다. 현시점에서 양사가 합병할 경우 주식을 일정 비율로 교환하게 돼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도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
이에 따라 최 회장이 SK홀딩스와 SK C&C 합병을 통해 지주사 지분의 확대 및 경영권 강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불거지면서 재계와 시장에서는 SK(주)와 SK C&C의 합병설이 제기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날 양사 합병설과 관련해 "지난 6년간 현재 지배구조로 순조롭게 경영해왔다"면서 "급박한 지배구조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룹 오너인 최 회장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상 안정을 일차적으로 도모해야 하는 만큼, 그룹 지배구조를 뒤흔들 만한 변화를 취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양사간 합병설은 그동안 계속 불거져왔던 얘기"라며 "합병 추진을 위한 별도 전담 조직 구성도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만일 SK홀딩스와 SK C&C의 합병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SK증권 지분의 처리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금산분리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앞서 SK(주)는 지난 2012년 SK증권 지분을 지주사 체제 아래 있던 SK네트웍스에서 분리해 지주사 지분이 없던 SK C&C로 넘긴 바 있다. 하지만 SK홀딩스와 SK C&C가 합병한다면 SK증권이 다시 지주사 체제로 편입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