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박사 조성진 사장, 청소기로 '승부수'

[민혜정기자]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이번엔 청소기 시장 탈환에 나섰다.

LG전자는 내년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7일 론칭한 LG전자의 무선청소기 브랜드 '코드제로'는 LG 가전의 역량과 야심이 담겨있는 병기다.

LG전자 조성진 사장은 지난 2012년 말 HA사업본부(가전) 수장을 맡은 이후 1년 동안 사업 전반을 거친 후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냉장고·세탁기·C&C(쿠킹&클리닝)사업부를 냉장고·세탁기·키친패키지 '사업담당'체제로 전환하고, 각 사업담당 산하에 정수기, 청소기, 빌트인 및 조리기기 등을 이관했다. 핵심 기술 및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다.

자타공인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조성진 사장이 청소기 박사에 도전한다. LG전자가 '코드리스' 청소기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 이후 계속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쳐 2003년 국내 최초 로봇 청소기, 2013년 침구 청소기, 올해 핸디스틱 청소기에 이어 메인 제품인 진공 청소기까지 코드리스(무선) 청소기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세탁기의 심장에 해당하는 모터를 직접 개발한 조 사장은 지난해부터 청소기 핵심 부품인 모터 및 코드리스 청소기 제품들 개발 현황을 매일 챙기는 등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올해 초부터 집에서 직접 코드리스 청소기 신제품을 써보며 고객들이 청소하는 데 느꼈던 불편함을 직접 체험하고 제품의 부족한 점, 보완할 점 등을 일일이 연구소에 전달하며 제품 완성도 높이기에 적극 나섰다.

제품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 설계, 안티 헤어 브러시 색상은 물론 여러가지 개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충전 아답터를 본체에 내장함으로써 완벽한 코드리스 구현하도록 했다. 개발팀 여성 직원들 대상으로 제품 핸들링, 사용성, 피로도 등을 수시로 확인하기도 했다.

실제 조 사장은 현재 창원 집에서도 무선 진공 청소기,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등 코드제로 풀 라인업을 모두 사용 중이다.

조 사장은 세탁기뿐만 아니라 청소기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코드제로’ 소개영상의 컨셉 기획단계부터 참여하고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가전전시회인 IFA를 비롯 전세계 매장 및 온라인 등을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냉장고, 세탁기 분야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청소기, 주방가전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영역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겠다"며 "전 제품군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갖고 싶고, 열망하는 명품 가전 브랜드가 되도록 전방위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