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소프트웨어(SW) 산업의 범주 규정과 분류 체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혁명'에 가깝게 SW가 활용되다 보니 산업의 경계는 애메해졌고 현행 분류 체계는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분류체계가 명확치 못하다 보니 산업 규모와 인력 현황 등을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고 이는 곧 적절한 정책과 통계를 수립하지 못하는 빌미도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SW 산업 범위 해석 '상이'
SW 산업 범위에 대한 해석은 우리가 생각해 온 것과는 많은 부분 상이하다.
정부의 제9차 한국표준산업분류(KICS)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라는 이름이 붙었거나 해당 산업으로 인식하는 분야는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의 하위 분류에 속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582)'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62)'이 모두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아래로 놓여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5821)', '시스템·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5822)'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의 하부에 놓여 있고 임베디드 SW는 포함은 하되 별도 명시조차 돼 있지 않다.
포함시키는 영역도 기준을 찾기 어려울만큼 난해하다. 게임은 개발 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게임을 제공하는 사업체를 포함시키는 반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인터넷 서비스업은 SW산업서 제외시키고 정보 서비스업(63)으로 별도 분류하고 있다.
9차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는 SW를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으로 분류 시키며 기존 출판 영역 이외에 프로그래밍(주문형)을 제외한 패키지 SW를 집어넣었다. SW를 '퍼블리싱(출판)'의 개념으로 본 셈이다.
반면 SW 산업 현장에서는 통상적으로 패키지 SW, 게임 SW, 임베디드 SW, IT 서비스로 분류한다. 정부의 분류체계와는 아예 개념부터 동떨어져 있다.
물론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SW 기업으로 볼 것이냐를 두고는 정부와 업계 모두 아직까지 격론이 진행되는 상태다.
◆ SW 종사 인력은 이미 산업 분류 뛰어넘어
업계는 정부의 현행 산업 분류체계가 SW 산업을 '패키지 SW'에 한정해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SW 인력이 종사하는 범위는 이미 현행 SW 산업 분류를 뛰어넘은 지 오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SW 개발자들이 이미 구글, 네이버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포진해 있다. 하드웨어 업체로 인식되던 삼성전자의 SW 인력도 4만 명 가량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자동차 회사까지 SW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쪼개져 있다보니 산업 관리 또한 별도로 이뤄지고 있다. 게임 분야는 패키지 SW 안에 포함되지만 다른 SW와 달리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다. 당연히 통계나 법·제도 적용에서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W'라는 대분류를 새롭게 만들어 흩어진 산업을 하나로 묶고 세부적으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송병호 상명대학교 컴퓨터과학부 교수는 "문서편집 서비스가 PC에 설치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든 이용자 입장에선 다를 바 없다"며 "현행 제조업, SW 출판업, SW 용역, 정보 서비스업은 SW 기능의 서비스라면 다같이 묶는 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W를 단품으로 구매하는 것과 SW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넓게 보면 라이선스의 조건만 다를 뿐 같은 형태의 사용권 계약"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한글과컴퓨터나 네이버는 같은 SW 회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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