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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이노션 지분 30% 매각…후계 수순?


확보된 실탄 3천억으로 모비스 지분 확보 관측

[정기수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광고대행 계열사 이노션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노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속내는 정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노션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 지분 30%(54만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55만5천556원이며 총 3천억원 규모다. 매각 대상은 모건스탠리PE와 스탠다드차타드, 아이솔라캐피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 총수 일가의 이노션에 대한 지분율은 60%로 감소된다.

이번 매각에 따라 이노션의 지분구조는 정성이 이노션 고문 40%, 정의선 부회장 10%, 정몽구 재단 10%, 모건스탠리 PE가 20%, 스틱 컨소시엄 10%, SC 7.5%, 아이솔라 캐피탈이 2.5%를 보유하게 됐다.

정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정부가 지난해 공정거래법시행령을 개정한 데 따른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계열사 지분 30%,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경우 규제가 적용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정 부회장의 이노션 지분율을 줄여야 한다. 정 부회장은 이번 매각을 통해 이노션의 지분 10%만 유지하게 됐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해 사회 환원을 위해 이노션 지분 20%를 정몽구 재단에 기부했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이노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아 강화된 공정거래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이번 이노션 지분 매각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잡음없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이노션 지분 매각으로 실탄을 마련한 뒤 그룹 지배 구조상 가장 약한 고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를 사들여야 한다. 약 5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의 가치는 현대글로비스(2조7천억 원)를 포함해 3조원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순환출자 고리의 주요 계열사 중 지분을 보유한 곳은 기아차(1.74%) 정도다. 이노션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31.9%), 현대엔지니어링(11.7%)과 비상장사 현대엠코(25.06%)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룹 지배구조와 큰 관계가 없는 회사들이다.

한편 정 부 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나 현대엔지니어링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실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사인 현대건설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시켜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이 경영 안정화와 지속적인 상속을 위해 결국 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삼고 현대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를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새로운 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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