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융복합 냉장고를 앞다둬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이 혼합된 냉장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 냉장고는 700리터 이상의 용량에, 400만원 이상의 고가로 기술력이 집결된 제품이다.
탄산수 냉장고하면 삼성, 정수기 냉장고하면 LG라고 인식될정도로 융복합 냉장고에는 양사의 브랜드 정체성이 담겨있다.
또 양사는 김치냉장고 기능을 접목한 냉장고를 나란히 출시해 자존심 대결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 냉장고에 다양한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이달 김치냉장고 기능을 탑재한 '셰프컬렉션' 냉장고를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탄산수를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
김치냉장고 기능을 탑재한 냉장고는 제품의 우측 하단의 참맛냉동실에 원터치로 김치 보관 최적 온도인 -1℃로 설정하는 '아삭플러스' 기능이 추가됐다.
탄산수 냉장고의 경우 탄산가스만 실린더만 냉장고에 넣으면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것처럼 냉장고 디스펜서(정수장치)에서 탄산수가 나오는 제품이다. 탄산수 냉장고는 지난해 10월 기존 삼성 냉장고 브랜드인 '지펠'로 출시된적이 있다.
삼성 셰프컬렉션은 지난 3월 출범한 냉장고 브랜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셸 트로아그로, 에릭 트로숑 등 셰프들과 개발한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재료의 영양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 정온 유지가 중요하다는 셰프의 자문을 반영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엄영훈 부사장은 "최고의 정온 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LG전자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855리터, 올해 3월 786리터 양문형 타입, 지난달 824리터 상냉장 하냉동 타입 등 다양한 정수기냉장고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LG 정수기 냉장고는 디스펜서가 달려 있어 얼음이나 정수 등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또 LG전자도 지난 5월 중간 서랍 부분에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달들어 스테인리스 재질에 디자인이 강화된 라인업도 추가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부사장은 "최근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합친 융복합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지속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기능 접목한 가전 대세되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냉장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가전은 영업이익률이 3%를 넘기 힘들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여기에 대형 가전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장 성장률이 1~2%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기관 GFK·후지키메라 등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국내 대형가전 시장 성장률은 1%대에 불과하다. 세계 대형 가전 시장의 경우에도 2%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가 제품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앞다퉈 900리터 이상의 냉장고를 출시하며 용량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용량은 이제 큰 마케팅 요소가 되지 못한다.
LG전자의 가전 사업 수장인 조성진 사장은 "냉장고나 세탁기나 용량이 시장에서 변별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세탁기의 경우 용량을 더이상 키우는데 한계에 왔으며, 냉장고도 850리터를 넘어가면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융복합 가전에 힘을 싣고 있다. 중소 가전업체까지 탄산수 정수기, 커피 정수기 등을 출시해 융복합 가전 시장의 판도 커지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전 시장이 포화됐기 때문에 삼성과 LG의 경우 가격을 올리더라도 기능과 성능면에서 최고급 수준의 냉장고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우는게 수익성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냉장고가 앞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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