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소니가 자사 최초로 커브드 울트라HD(UHD) TV를 오는 9월 출시한다.
소니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고수했던 울트라HD(UHD) TV 1위 자리를 올 1분기에 삼성에 내줬고, 중국 제조사들의 도전이 거세 세계 TV 시장 3위자리마저 위태로운 처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니가 꺼내든 카드는 커브드 UHD TV다. 커브드 UHD TV는 삼성전자 외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제조사가 없고, 같은 크기의 평면 TV보다 가격을 15~20% 높게 책정할 수 있다.
특히 소니는 중국 UHD T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혀 현지 제조사는 물론 한국 제조사들과 치열한 경장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소니는 중국 베이징에서 행사를 열고 LCD 패널을 적용한 65·75인치 커브드 UHD TV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소니는 커브드 UHD TV는 영화관과 같은 몰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니표 커브드 UHD TV는 다음달 중국·일본 등에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65인치 기준 40만~50만엔(400만~5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니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OLED 패널의 커브드 UHD TV를 공개했지만 출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LCD 패널을 적용한 65인치 커브드 TV를 출시했지만 화질이 풀HD급이었다.
소니의 커브드 UHD TV 출시는 '커브드'라는 점과 출시 발표 행사가 중국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커브드 UHD TV는 삼성전자가 올 초부터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LG전자가 일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만큼 공격적으로 커브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제조사는 없다.
중국 제조사들이 UHD TV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소니는 삼성전자처럼 '커브드' TV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55·65·78·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투입했다. 중국에서도 55·65·78인치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평면 TV 시장이 한계가 온 상황에서 커브드 TV에 대한 시장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6천대였던 커브드 TV 시장 규모는 올해 78만6천대, 2015년 332만7천대, 2016년 564만3천대, 2017년 608만9천대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전망이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TV 업계 관계자는 "TV사업을 최근 분사한 소니로선 중국 제조사들처럼 물량 공세가 어렵기 때문에 차별성 있는 제품군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커브드 TV는 세계 1위 삼성이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기술력 등을 내세워 한번 도전해 볼만한 시장이라는 판단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中, TV 제조사 격전지로 부상
소니는 신제품을 다음달 초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 IFA가 아닌 중국에서 전격 공개했다. 세계 UHD TV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은 TV 제조사들이 공들일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소니 측은 이번 행사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시장"이라며 "품질이 높은 진정한 4K(UHD) TV로 반격하겠다"고 말했다.
소니가 커브드 UHD TV를 출시하면서 삼성과 소니의 UHD TV 1위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방송장비, 콘텐츠 등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UHD TV 시장에서만큼은 주도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커브드 TV 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과 올 하반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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