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야권은 28일 박근혜(사진) 대통령이 4박5일간 휴가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세월호 비극을 남 일처럼 대한다"며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부터 닷새 간 휴가를 갖고, 청와대 안에 머물며 정국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급박한 시국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휴가를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맹공을 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촉구하기 위해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밤새 안산부터 여의도 국회까지 걸어와도, 전국에서 수십만의 국민들이 집회를 갖고 한 목소리로 (특별법 제정을) 외쳐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노숙과 단식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가고 있어도, 대통령은 오늘부터 휴가라고 한다"고 일갈했다.
김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향해 "더 이상 세월호의 비극을 남의 일처럼 대하지 말길 바란다"면서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조사에 기꺼이 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또 '유병언 사망 미스터리'와 관련해서도 "유병언 체포를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통령께서 유병언 변사체에 관한 진실을 소상하게 국민에게 설명함으로써 국민이 정부에게 가지고 있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원내대표 역시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호소하는 유가족들의 단식이 보름이 넘었다. 24명 중 20명이 병원에 실려가고 4명이 남아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은 모든 약속과 다짐을 뒤로 한 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아파하는데 공감하지 못하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참 슬픈 현실"이라고 꼬집으며, "여기에 더해서 진실을 호도하는 새누리당은 공작정치의 달콤함에 빠져서 집권여당으로서의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세월호특별법이 통과되면 그나마 국민들이 미안한 마음을 조금 거두고 그 마음이 풀어질 것"이라며 "박근혜정권이 진정한 내수 진작과 경제활성화를 원한다면 세월호특별법부터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도 세월호 참사를 국상에 빗대어 "대통령의 휴가는 국상 중에 상주가 휴가를 떠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국민들과 같이 당연히 휴가를 보장 받아야 하지만, 지금은 국민 수백의 목숨이 수장된, 국가가 상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박 대통령께서는 휴가기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와,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달려가 달라. 희생자 유가족이 생과 사의 사선을 넘고 있는 국회와 광화문의 단식 현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힘들고 아파하는 국민의 곁이라는 점을 늘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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