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한글 폰트(글꼴)를 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만들어진 폰트는 공인인증시스템에 등록해 음원 저작권처럼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방식의 웹폰트 서비스도 개발된다. '내가 쓴 손글씨'를 스마트폰의 글꼴로 쓸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폰트개발 전문회사인 한양정보통신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2014 문화기술 연구개발 지원 사업' 내 '한글 특성을 살린 폰트에디터 개발 및 공인인증시스템, 서비스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1990년 설립한 한양정보통신은 바탕체, 명조체, 굴림체, 궁서체의 기본 4개체를 비롯해 HY견고딕, HY중고딕, HY헤드라인, HY신명조 등 앞에 HY가 붙는 폰트를 만든 회사다. 현재까지 약 200여 종의 서체를 개발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R&D 사업은 약 328억 원 규모로 향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한양정보통신은 디자이너는 물론 폰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한글 폰트를 만들 수 있도록 폰트 제작 프로그램인 '폰트 에디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파이'를 키운다는 차원에서 에디터는 무료로 배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회사는 제작한 폰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인 등록시스템과 한글 글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방식의 웹폰트 서비스 시스템을 위해 폰트 전문 프로그램 제작와 서비스도 추진할 방침이다.
웹폰트는 웹페이지를 보는 사람의 컴퓨터에 글꼴이 설치돼 있지 않아도 임시로 글꼴을 받아 웹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한양정보통신은 지난해 3월부터 자체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특히 한양정보통신이 주력하는 폰트에디터 프로그램으로 국내 2만여 옥외광고업체가 자체적으로 글꼴을 직접 제작해 활용할 경우, 다국어 폰트에 대한 6천억 원 정도의 수입 대체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양정보통신으로서도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네이버 나눔글꼴, 서울한강체·서울남산체 등 서울시 서울서체와 같은 무료 폰트가 늘어나고 저작권 침해까지 발목을 잡아 국내 폰트 시장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경수 한양정보통신 대표는 "일부 소규모 업체와 디자이너들이 주였던 시장을 더 넓히는 것"이라며 "폰트 에디터는 부담없이 쓸 수 있되 유통에 따른 수수료로 수익을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개년 계획이지만 기술적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라며 "내년부터는 실제 사업화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강대표는 "한글 폰트 제작의 대중화와 한글 코드의 표준화 등록, 온라인 상의 웹폰트 서비스 확충 등을 통해 폰트 개발에서 유통, 서비스 플랫폼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지원하는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폰트 시장을 250억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이 시장에는 한양정보통신을 비롯해 윤디자인연구소, 산돌커뮤니케이션 등 20여 업체가 포진해 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