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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소·중견기업 가업승계 제도 개선 촉구


21일 정부·국회 등에 건의서 제출..."중소기업 지속성장 토대 마련해야"

[정기수기자] 경제계가 "중소·중견기업과 같은 가족기업에 대한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은 기업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경제활력 제고와 중소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가업승계 지원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한 '중소·중견기업 가업승계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건의서를 통해 "올해 초 가업상속공제율 확대, 사전증여에 대한 과세 특례 영구화 등 가업승계지원제도가 개선됐지만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공제 요건이나 한도 등으로 기업 체감 효과가 높지 않다"며 ▲사전 가업승계에 대한 지원 확대 ▲ 가업상속 공제요건 완화 ▲연부연납 특례 확대적용 등을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인구고령화로 가업상속 시기가 점점 늦어질 경우 발생하는 '노노상속(老老相續)'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전 가업승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세대가 자녀에게 사전에 가업을 물려주기에는 지원 폭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08년 도입한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는 가업승계목적의 주식 증여 시 증여재산가액 최대 30억원을 한도로 5억원을 공제한 후 잔액에 대해 10%의 저세율로 과세하도록 규정돼 있다. 증여 이후 부모가 사망하면 기간 제한 없이 증여당시 평가액으로 상속재산에 합산해 정산한다.

그러나 도입 이후 7년 째 30억원의 최대한도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고, 경제위기 등으로 상속시점 주식평가액이 증여시점 주식평가액보다 하락한 경우 오히려 사전증여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세부담이 커지게 된다는 게 상의 측 주장이다.

대한상의는 "사전증여에 대한 과세특례 한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고,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재산을 상속 시점에 평가할 경우 과세액을 증여시점 평가액과 상속시점 평가액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의서에는 가업상속 공제요건을 완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가업상속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 전 피상속인이 최소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고, 상속인 1명이 가업의 전부를 상속받아야 한다. 단 지난 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민법상 유류분 반환청구에 의해 다른 상속인이 부득이하게 상속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한다.

대한상의는 "상당수 중소·중견기업이 공동상속 제한 규정을 가업상속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며 "최소 10년 이상으로 규정된 과거 업력 요건과 상속인 1인 전부 상속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가업상속 후 지나치게 엄격한 사후관리 요건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상의는 주장했다.

현행법상 가업상속 후 10년 간 가업용 자산의 20%(최초 5년 내는 10%)이상을 처분할 수 없으며, 상속인 지분도 100%를 유지해야 한다. 또 10년간 고용평균이 상속개시 사업연도 직전 2개 사업연도 평균의 100%~1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대한상의는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10년은 상당히 긴 기간"이라며 "자산과 지분처분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한다면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과 신산업진출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창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고용유지 요건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단순히 고용인원만을 고려하기 보다는 매출액 대비 평균 인건비율와 같은 유연성 있는 기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또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모두 충족하나 매출액이 3천억원 이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지 못한 중견기업의 가업상속에 대해서도 상속세를 최장 15년간 연부연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증여세 납부세액이 2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장기 분할 납부를 허용한다. 일반적인 상속·증여재산은 5년간, 가업상속재산은 2~3년 거치 후 5~12년 간 분할납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매출액 3천억원 미만 기업은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고 최대 12년간 분할납부도 가능하나, 매출액 3천억원 이상 중견기업은 가업상속공제도 받지 못하고 5년간의 분할납부만 가능하다.

대한상의는 "현행 가업상속공제 제도에서는 매출이 3천억원을 넘으면 가업상속세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며 "매출액 상한 제한은 인위적 기업 분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만큼 연부연납 특례적용 대상을 확대해 중견기업의 상속세 납세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상의는 올해말 일몰 예정인 중소기업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 유예 제도의 일몰연장과 유예 대상 확대, 상속세율 인하 등을 건의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본부장은 "중소·중견기업 창업1세대의 고령화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가업승계 지원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감으로써 가업승계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도약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힘써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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