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8일 있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사진)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9일 증권사들이 향후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이 ▲강력한 내수 부양 ▲서비스업 투자확대 ▲부동산시장 활성화 ▲금리 인하 유도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 추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였다.
◆강력한 내수부양 기대…자산가격 상승 예상
한국투자증권은 "최 후보자가 국내경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하반기중 강력한 내수 부양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최 후보자는 내수와 민생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라며 "기존 현오석 경제팀의 정책이 국민 체감성과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최경환 경제팀은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빠르게 전개할 가능성이 높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상승 정책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최 후보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일부 실수요자에게 완화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와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은 "정치권 반대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 규제 완화보다는 미세조정 차원이 규제완화가 될 것"으로 봤다.
이어 "비은행권에서 은행권으로의 대출 통로 이전과 상대적으로 낮아질 금리 부담 등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규모 규제 완화가 아니라면 일시적인 부동산 시장 개선 효과에 그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규제 완화 정도 및 시행 시기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파악했다.
◆기업 투자확대 정책 강할 듯
기업들의 투자확대 유도 정책도 강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기대를 보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최 후보자는 규제완화 강조, 법인세 인상 반대를 보였는데, 이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민생 경제 회복과 내수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도 "임금 상승보다는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가 주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가계소득 확대를 위해 기업투자와 임금상승을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되겠지만, '임금이 상승하지 않은 것은 기업이익이 줄어 임금을 높여줄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최 후보자의 발언으로 볼 때 투자확대 쪽이 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투자확대 정책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유도 가능성도
한국투자증권은 아울러, 최 후보자가 한국은행과의 공조를 통해 금리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표를 던졌다.
최 후보자의 "한은과 경제인식에 대한 간극을 좁히겠다"는 발언에 대해 이 증권사는 "원론적으로는 양대 경제 정책 중 하나인 통화신용정책을 담당하는 한은과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이지만, 이는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까지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 온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주길 원한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과 정부의 부정적인 경기 인식을 감안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8월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최 후보자가 외환시장 안정을 강조한 만큼 당분간 1천10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추경 가능성엔 의견 갈려
한편, 추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경기만 놓고 보면 추경을 해야 하지만 재원 조달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후보자 발언으로 볼 때, 추경보다는 여타 방안을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에 하이투자증권은 "추경 시행의 법적 요건 미충족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추경을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긴 하다"면서도 "최근의 내수와 수출 동반 약화 해소 지연시 추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대규모 추경편성 시기를 보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혹은 0% 초반 수준으로 하락하거나,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하면서 경기회복 동력이 약화된 시기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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