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총수 부재와 경영실적 부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밤샘토론을 벌였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경기 용인 SK아카데미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가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은 확대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이라며 "계열사별로 반기 실적을 공개한 뒤, 향후 대응방안과 경영계획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매달 한 차례씩 계열사 CEO 회의나 매주 열리는 비상경영협의체 회의를 통해 주요 경영현황을 보고받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대거 참여한 이틀간 합숙토론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그룹 안팎에서 직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말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여기에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계열사들의 실적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재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SK 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그룹의 양대 축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을 비롯해 나머지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지난 2월말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최 회장은 가석방 없이 형기를 다 마칠 경우 오는 2017년 1월 출소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부재에 따른 오너리스크 경계와 극심한 경영환경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SK그룹 내 묘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메시지도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옥중 메세지에는 경영진 및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와 현재의 경영환경 위기를 수펙스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잘 극복해 달라는 격려와 당부의 뜻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그룹 내에서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시진핑 특수'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감지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과 시 주석은 10년 가까이 교우를 맺고 친분을 다져 온 관계"라며 "최 회장이 자유로운 몸이었다면 그동안의 경험과 인연을 바탕으로 더욱 전략적인 움직임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도약할 기회를 잡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열린 한중경제통상협력포럼에서 그룹 계열사인 SKC와 SK텔레콤은 각각 중국 TCL, 정웨이그룹과 중국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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