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쇄신전대추진모임'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7.14 전당대회 쇄신과 새누리당의 미래'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확산된데다 국무총리 후보자 연쇄 낙마, 전당대회 과열 등 안팎의 악재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당이 위기를 맞자 모임 차원에서 혁신 방안 논의에 나선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당 안팎의 인사들은 전당대회 혁신 자체 보다 '새누리당의 미래'에 주목했다. 실정을 거듭하는 청와대, 쓴소리 한 번 못 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으로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2차례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보인 무책임, 무능, 비겁함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6.4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비슷하게 이끌었지만 거기가 끝이다. 더 이상의 반성문은 통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홍 교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를 언급, "문 후보자가 자신의 의지와 반대되는 공격을 받고 있는데 아무 것도 안 했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한 마디도 못했다"며 "새누리당이 여당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박 대통령이 안 바뀐다고들 하는데 대통령이 고집을 부리더라도 옳은 것은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잘못된 것은 차단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의무고 책무다. 새누리당은 그게 없었다"며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한 솥에 밥이 잘 됐는지 잘못됐는지 한 숟가락만 떠먹어보면 아는 것이지 바닥까지 퍼먹어 봐야 알겠느냐"고도 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대통령의 빈곤한 리더십 때문에 통치 불가능 단계에 진입하는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가고 있다"면서 "정말 심각한 것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중에서 희화화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희화화될 정도라면 새누리당이 처한 상황은 더욱 더 열악할 것이다. 단적으로 새누리당이 2017년 대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나 앞으로의 혁신을 위해서는 박근혜정부 1기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 시점에서 보수 진영이 2017년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진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박 대표는 역대 선거 득표율 분석 결과 2010년 지방선거 이후 2040세대에서 여야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고, 새누리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 50대도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중도 이미지의 비호감도가 낮은 50대를 공략할 만한 후보를 내놓는다면 대책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는 "야권이 워낙 헤메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 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어이없게'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칼자루를 야권에 주고 실수하기만 기다릴 것인지, 칼자루를 돌려 잡고 먼저 쇄신해 새누리당의 힘으로 정권을 잡을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장 7.30 재보궐 선거에서 과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거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잘해서 이기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대권 주자를 제대로 키우고 관리할 수 있는 지도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데 이어 최근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이끌게 된 이준석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혁신하지 못하면 마지막으로 빼드는 카드는 '공천 물갈이'다. 지금 혁신하지 않고 지체한다면 민심은 또 다시 피를 원할 것이고 의원들은 그에 저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혁신 아젠다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저의 쇄신 노력을 제가 20대라는 이유로 평가절하 하는 분들이 있다면 여기 계신 의원님들이 도와 달라. 반드시 이뤄내고 가겠다"며 당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쇄신전대추진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조해진 의원도 "청와대나 여당이 행정부나 산하기관에 통일된 의견을 전달해도 안 먹힌다. 국정 추진 능력이 붕괴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우리가 의지해 온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으니 남은 임기 국정을 떠받치고 총·대선을 이기려면 당이 절박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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