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민혜정기자] SK텔레콤이 MP3플레이어로 알려진 아이리버를 인수한 것은 앱세서리와 음원사업을 강화해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을 넘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25일 아이리버 최대주주인 보고펀드와 약 295억원에 아이리버 지분 39.6%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8월13일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최대주주가 된다.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아이리버 인수 배경에 대해 스마트 앱세서리 사업분야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빔이나 스마트로봇 등 스마트폰과 연계된 다양한 주변기기들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는 SK텔레콤은 아이리버의 제품 기술력을 흡수, 새로운 앱세서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MP3플레이어, 전자책 단말기, 태블릿PC, 로봇 등의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최근 SK텔레콤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앱세서리 사업에 하드웨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기어핏', 애플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워치 등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연계한 융합 디바이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인수를 통해 이같은 융합 디바이스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향후 서비스 융합 디바이스 사업 추진 시 제조 전반에 걸쳐있는 아이리버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아이리버의 경우 음향기기쪽 경험과 역량이 강하다는 점에서 앱세서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음원사업에서도 SK텔레콤과 아이리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멜론' 등 음악 사업에 노하우를 가지고 잇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은 멜론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2대주주.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였던 SK플래닛은 지난해 로엔 보유지분 52.56%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SIH스타인베스트홀딩스)에 매각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SK(주)가 증손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갖거나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아이리버의 고음질 음원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버는 지난달 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 '소노두스'를 오픈했다. 이밖에도 15만개 콘텐츠를 보유한 고음질 음원 사이트 '그루버스'와 이를 들을 수 있는 재생기기 '아스텔앤컨'도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통신망과 멤버십 서비스 등이 아이리버의 자원과 결합되면 양사는 고음질과 스트리밍 음악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음악사업에서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D)'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
특히 최근 광대역 LTE, 광대역 LTE-A 등 점점 빨라지고 있는 무선 네트워크 속도 덕분에 100MB에 달하는 고음질 음원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트워크 속도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를 이용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인수를 통해 고음질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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