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세계 PC 1위 레노버와 중국판 애플 샤오미가 울트라HD(UHD) TV 시장까지 넘본다.
중국의 대표적인 PC업체인 레노버와 스마트폰 회사인 샤오미는 60만원대에 UHD 화질,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기능 등을 내세워 기존 TV 제조사를 위협하고 있다.
레노버와 샤오미까지 UHD TV 시장에 가세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TV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와 샤오미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UHD TV를 출시했다.
레노버는 '종결자(終結者)S9' 시리즈를 출시했다. 'S9'에는 엔비디아의 테그라K1프로세서를 탑재되고, 운영체제로는 안드로이드 4.2가 적용됐다. 레노버는 6월말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해 S9 TV 40인치를 3천898위안(약 64만원), 50인치를 5천398위안(약 88만원)에 판매한다.
레노버는 지난 2012년 5월 퀄컴 8060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스마트 TV 'K91'을 출시하며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올해는 UHD TV까지 내놓으며 TV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샤오미도 49인치 'MITV2'를 3천999위안(약 6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는 저가 패널을 사용해 가격을 낮췄다는 논란을 불식시키기위해 제품 소개서 곳곳에 LG 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을 사용했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MITV2에는 M스타의 1.4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 'MIUI'가 적용됐다.
샤오미는 앞서 지난해 9월 47인치 풀HD 'MITV'를 50만원대에 출시하며 TV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샤오미는 샤오미TV가 TV와 안드로이드 게임기의 조합이라며 휴고 바라 전 구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中 PC·스마트폰 강자들의 안방 장악 의지 '활활'
레노버와 샤오미는 TV로 영역확장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사 모두 PC나 스마트폰 외에 신성장동력이 필요하고, 가전과 모바일이 연결되는 스마트홈이 대중화되면 TV사업에도 경험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연매출 39조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PC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PC플러스(+)' 전략을 앞세워 PC 외에 스마트 기기 사업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TV도 PC+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애플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노버·삼성전자와 3강을 형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생산을 외주에 맡기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유통에 중점을 두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여 연매출 5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몸집을 키운 것. 샤오미의 다음 공략 대상은 안방을 장악할 수 있는 TV다.
레노버와 샤오미는 그동안 스마트기기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TV에서도 화질 보다는 탑재된 프로세서와 운영체제, TV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등 스마트 기능을 강조해왔다. 올해는 TV 최대 경쟁력이라 볼 수 있는 '화질'까지 꺼내들었다.
레노버와 샤오미의 홈그라운드인 중국은 UHD TV 최대 시장으로 전체 UHD TV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UHD TV시장은 TCL, 하이엔스, 스카이워스, 콩카 등 내수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70%를 합작하며 판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1·2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국에선 UHD TV 시장 점유율이 10%를 밑돈다.
TV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레노버와 샤오미가 중국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기존 TV 업체들이 레노버와 샤오미의 패널, 베젤 등을 지적하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샤오미와 레노버의)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UHD TV 시장에 레노버와 샤오미까지 가세하면서 삼성·LG도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40인치 UHD TV(UA40HU5900J)를 중국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4천99위안(약 67만원), LG전자는 49인치 UHD TV(49UB8800)를 1만999위안(18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들이 50~55인치를 100만원대, 40인치대를 50만~100만원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UHD TV 시장에서 TV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UHD TV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마케팅만 고수할 수 없다"며 "특히 중국에선 현지 업체들이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한국과 일본 업체들도 이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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