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
지난 8일 비주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10일 친박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충청 출신 이인제 의원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들은 같은 날 일제히 행사를 개최, 사실상 세(勢) 대결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당내 모임 '통일경제교실'을 열었다. 그는 이 모임에 대해 단순한 '공부모임'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달여 만에 모임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세 불리기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통일경제교실은 계보 모임이 아니라 공부모임"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저를 지지하지 않아도 관계없으니 전혀 부담 갖지 마시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인과 현역 의원 45명, 원외 당협위원장 8명 등 53명이 참석했다. 평소 모임에 20여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했던 데 비하면 참석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지만, 김 의원이 지난해 주최한 '한국근현대사모임'에 106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김 의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은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사실상 전당대회 출정식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가시밭길, 회오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인 줄 알지만 마지막으로 당을 위해 힘을 더 쏟아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혀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근간에 기회가 있을 때 입장을 밝히겠다"며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서 의원의 토론회에는 그가 '친박 맏형'임을 증명하듯 친박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모임 '7인회' 소속 김용환 상임고문, 친박 핵심으로 6.4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가 눈에 띄었다.
이밖에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이재오 의원, 심재철 의원 등 현역 의원 60여명이 참석했고, 전직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 지지자 등이 대거 몰려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복도와 로비는 행사장에 미처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인제 의원은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새누리당 대혁신 선포식'을 갖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충청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35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했으며, 충청 지역 기초단체장과 도·시·군 의원,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해 이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당 혁신 방안을 담은 84쪽짜리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이인제의 새누리당,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혁신·소통·통일'의 3대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선인 김영우 의원은 지난 8일 최고위원을 목표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 출마했던 김태호 의원은 오는 11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밖에 최경환·김태환·홍문종·김을동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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