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 김현주기자]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연내 상장키로 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일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통해 상장을 추진키로 결의, 각 사업부문들의 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에버랜드는 6월 중 주관회사를 선정해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늦어도 내년 1분기 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1963년 설립돼 삼성그룹의 주요 건물과 토지를 관리하는 회사로 시작, 테마파크와 급식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사업 조정을 통해 테마파크 등 레저사업과 패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는 25.10%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지분은 3.72%. 이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45%를 넘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오너 지배력이 가장 큰 회사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구성된 순환출자 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에버랜드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로 이번 상장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이번 상장을 통해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가치를 끌어 올려 이같은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막대한 상장 차익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뿐만 아니라 포스트 이건희 시대, 즉 이재용 체제 변화를 위한 지분매입, 상속세 등 재원 마련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및 순환출자 고리를 미뤄볼 때 삼성에버랜드의 계열사 지배권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앞서 에버랜드와 같이 오너일가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삼성SDS 역시 상장에 나서면서 삼성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삼성SDS는 물론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역시 사업 강화 목적 외 경영권 승계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상장은 예전부터 추진했던 것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재원 마련일 뿐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며 "향후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 대외 신뢰도 강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상장을 통한 각 부문별 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패션부문의 핵심 육성사업인 패스트 패션(에잇세컨즈)의 경우 과감한 공급망 투자 등 차별화된 사업역량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리조트부문의 경우 해외 선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돼 용인 에버랜드의 시설 확충과 이와 연계한 호텔 투자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건설부문은 조경, 연수원, 호텔, 병원 등 특화 시장의 수주를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역량을 조기 확보할 예정. 급식사업(웰스토리)은 글로벌 사업역량을 조기 확보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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