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게임이 애니메이션부터 웹툰, 영화, 드라마, 소설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자사 게임의 캐릭터, 시나리오 등을 활용해 여러 종류의 콘텐츠로 변신시키고 있다. 게임에 녹아있는 스토리, 세계관을 이용해 다른 형태의 오락물로 제작하는 것이다.
◆"탄탄한 시나리오 다양한 플랫폼에 통해"
넥슨은 이달 10일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소설 '마비노기 더 드라마 이리아'를 출간했다. 마비노기는 온라인 게임으로는 드물게 '메인스트림'이라 일컫는 스토리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이번에 소설로 출간된 것은 지난 2013년에 공개된 다섯 번째 챕터 '드라마:이리아'의 시나리오다.
마비노기는 스토리를 게임의 핵심요소로 도입했고 지난 2004년부터 약 2년 기간 동안 '챕터 업데이트'를 통해 스토리를 다져왔다.
넥슨은 10여년전부터 게임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이 회사가 지난 2004년 4월 시리즈 1권을 발표한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RPG(코믹북)'는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만화책으로 총 70권까지 출시됐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기준 누적판매 1천700만 권을 돌파했다. 이는 먼나라이웃나라 그리스로마신화, 마법천자문과 함께 1천만 권을 돌파한 국내 아동도서로 기록됐다.
넥슨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의 강점인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시나리오를 이용해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며 “메이플스토리나 등 게임IP를 활용해 게임 뿐 아닌 다른 영역으로의 확대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도 이달 초부터13부작의 TV애니메이션으로 변신해 일본 공중파TV 채널 도쿄방송과 전국 7개 채널에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케이블TV 채널 애니플러스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으로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홍보와 저변확대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에는 게임 개발 초반부터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로 유명한 전민희 작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전민희 작가가 집필한 소설 '전나무와 매'는 아키에이지의 2천년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전나무와 매의 3년 뒤 세계를 다룬 소설 '상속자들'이 출간된 바 있다. 소설 상속자들에는 아키에이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게임에 나오는 원대륙에 가는 이유와 조상들에게 받은 능력 등이 공개된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국내에 공식 발표한 '신의칼'의 원작인 대만 게임 '선검기협전'도 중국과 대만에서 18년간 인기를 끌며 드라마로 제작됐고 이는 영화 제작도 앞두고 있다.
◆수십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노려
이처럼 게임 업체들이 OSMU 사업에 열의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공들여 개발하고 확보한 양질의 지식재산을 '제 2의 심슨'으로 키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0여년간 사랑받은 '심슨가족' TV애니메이션은 극장판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뒀으며 게임으로도 재탄생해 큰 수익을 올렸다. 이에 '심슨가족'은 지적재산 OSMU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심슨가족 극장판의 경우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게임 '심슨가족 스프링필드'는 분기당 수억 원의 매출을 올려왔다. 캐릭터 상품들도 장기간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심슨가족처럼 하나의 플랫폼에서 성공한 지적재산권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원작의 힘을 받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양한 오락물에서 끊임없이 소스를 활용하면 캐릭터의 수명도 길어지고 원작도 장기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게임사들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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