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운영체제(OS)가 출시 1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MS가 윈도 XP에 대한 기술지원을 종료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윈도XP 이용자들이 많아 보안 위협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MS는 예정대로 8일 윈도XP에 대한 모든 기술지원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9일 새벽 2시 윈도XP에 대한 마지막 정기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 서비스를 공식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100% 상위 OS로 전환되지 않은 탓에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과 은행 등의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MS가 윈도XP에 대한 어떠한 기술지원도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제로데이 공격, 해킹 등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윈도XP의 취약점을 이용한 보안대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 달 말 금융감독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단말기의 윈도XP 이하 버전 사용 비율은 31.5%로 전체 단말기 77만6천대 중 24만4천대가 해당된다. 업무용PC 68만9천대 중 16만2천대(23.6%), 현금 입출금기(CD/ATM) 8만7천82대 가운데 8만1천929대(94.1%)가 윈도XP 이하 버전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의 윈도XP 이하 버전 사용률이 여전히 높은만큼 금융당국은 OS 상위 버전 전환을 재촉하고 있으며, 발생할 수 있는 보안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특히 현금 입출금기는 외부망과 분리된 금융사 내부 폐쇄망을 사용하도록 해 외부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은 상위 버전 OS가 적용된 현금 입출금기와 구형기기를 지점별로 최소 1대 이상 혼합해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만일 구형 현금 입출금기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 제공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한 조취다.
공공기관들도 윈도XP 기술지원 종료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응에 분주한 모양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윈도XP의 상위 OS 교체율은 중앙부처가 94%, 소속기관 83%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군·구는 63%에 그쳐 여전히 윈도XP 사용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공공 부문 PC를 상위 버전 OS로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안행부는 윈도XP 운영체제(OS) 기술지원 종료에 따라 신규 악성코드 감염과 해킹위험 노출 등 보안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기관 윈도XP 대응 종합상황실을 마련했다.
정부서울청사에 설치된 종합상황실에는 3명의 상황 전담요원이 배치됐다. 종합상황실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악성코드 등의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고 분석해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위협상황을 신속히 전파해 피해 확산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정부는 일반 윈도XP 사용자들을 위해 MS의 기술지원 중단 이후에도 전용 백신을 배포할 예정이다. 데스크톱 PC 기준 국내 윈도XP 사용 비율은 지난 해 3월 30% 수준에서 현재 그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윈도XP 사용률은 14.97%로 10대 중 1.5대의 PC가 여전히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윈도XP 관련 취약점을 노리는 악성코드에 대비해 치료용 전용 백신을 제작하고 이를 '보호나라(www.boho.or.kr)'를 통해 무료로 보급하기로 했다.
한국MS 측은 "윈도XP는 최신 OS에 비해 악성코드 감염률이 6배 이상 높다"면서 "최신 버전의 OS로 바꿔야 안정적인 보안 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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