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지난 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빅3'를 포함한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과 기업들의 IT 투자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개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영향으로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의 매출액은 일정 부분 증가했지만 이익은 크게 늘지 않아 수익률 제고가 이들 기업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4월 초까지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실적을 공개한 IT서비스 기업들의 지난 해 성적표가 엇갈렸다.
해외 사업과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ICT 등의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그 이외의 기업들의 실적은 정체 상태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조사돼 대형 기업과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형 IT서비스 기업들만 성장세 이어가
삼성SDS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468억 원으로 전년 매출액인 6조1천59억 원 보다 약 15% 늘었다. 이는 당초 목표치인 7조4천492억 원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대외 사업 철수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과 물류IT 부분 성장으로 매출액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SDS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천56억 원, 3천260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4%,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무산으로 인한 300억원 손실 처분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격려금 600억원 지출 등에 따른 것이다.
삼성SDS는 올해 전년대비 매출 25% 성장, 해외 매출 50% 달성을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LG CNS는 지난 해 매출액 3조1천967억 원, 영업이익 1천47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수치다.
LG CNS는 지난 해 우편물류 정보관리 솔루션인 '비바포스트(VIVAPOST)'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한데 이어 쿠웨이트 전력수요 관리 사업 수주 등의 글로벌 성과를 냈다. 중장기적인 성장을 견인할 해외 파트너와 고객사도 잇따라 확보했다.
LG CNS는 2014년을 '비전 2020'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SK C&C는 지난 해 2조3천1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2천25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조5천600억 원의 매출액과 2천6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SK C&C는 지난 해 해외 사업에서만 총 1천764억 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전년 실적인 1천125억 원 대비 5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안전도시 구축 사업과 방글라데시 정부네트워크 백본망 구축 사업 등 대형 해외 IT서비스 사업이 본격화 된 데 따른 성과다.
특히 엔카 등 비(非) IT사업 분야에서 전년 대비 24.4% 증가한 7천6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분야에서도 보안 컨설팅과 관제 사업, 보안 솔루션 사업 강화로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천2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포스코ICT는 지난 해 1조 2천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660억 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15%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6%를 기록했다.
포스코ICT가 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성장사업으로 육성해 온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지난 해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산업용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들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은 지난 해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SNNC, 포스하이메탈 등에 적용된 바 있다.
또한 IT와 엔지니어링을 융합한 해외 사업 실적도 이 회사가 성과를 내는데 한 몫했다. 포스코ICT는 지난 해에 약 1천억 원 규모의 베트남 도시철도 구축 사업을 따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비롯한 한국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2천억 원에 달하는 미얀마 신공항 사업에도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밖에 브라질 CSP 제철소, 베트남 하틴제철소,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등의 해외 제철소 건설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중국 철강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있다.
◆ IT서비스 업계 실적 감소세 뚜렷
이들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은 지난 해 실적 감소를 경험했다. 일부 기업들이 실적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성장률이 제한적이었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운 시절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너지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매출액 1조원 규모로 몸집을 불린 한화S&C는 지난 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S&C의 지난 해 매출액은 9천664억원으로 전년대비 14.9%나 줄었다. 영업이익은 한화에너지의 수익성 개선으로 전년대비 6.8% 증가한 1천82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IT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4천733억 원, 영업이익은 209억 원, 당기순이익은 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모두 하락한 수치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해 매출 17%, 영업이익 60%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현대정보기술 등의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 상 실적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실적과 큰 차이를 보였다.
롯데정보통신의 지난 해 자회사 포함 실적은 매출액 7천803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8.5%, 2.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의 매출액은 1천516억 원에 그쳐 전년 보다 20%나 감소했다. 현대정보기술의 영업손실액 규모도 2012년 50억 원에서 지난 해 152억 원까지 늘어났다.
동부CNI는 지난 해 매출액 5천255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에 머물러 전년 대비 각각 3.5%, 1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IT부문 매출액은 3천568억 원, 영업이익은 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IT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1%,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동국제강그룹 IT서비스 기업인 DK유엔씨의 지난 해 매출액은 2천43억 원이었다. 전년대비 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9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7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I&C의 매출액은 2천398억 원, 영업이익은 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3%, 6.4% 줄었다. 아시아나IDT도 2천368억 원의 매출액과 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4.7%, 2% 감소했다.
지난 해 5월 코오롱글로벌의 IT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한 코오롱베니트는 지난 해 2천624억 원의 매출액과 3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IT서비스 부분의 매출액은 933억 원을 기록해 9.4%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0억 원에 머물러 전년보다 45.5%나 감소했다.
현대U&I도 2013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3.6% 성장한 1천434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9.2%나 줄어든 75억 원에 머물렀다.
한편 KTDS는 2013년 매출액 5천734억 원, 영업이익 209억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소폭 성장한 실적을 보였다. CJ시스템즈는 3천572억 원의 매출액과 3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4.9%, 27.1%의 성장률을 보였다.
◆ 중견 IT서비스 수익성 제고 화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참여가 제한된 지난 해 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의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대와는 달리 이익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수익성 문제가 대두됐다.
지난 해 공공 정보화 사업을 활발히 진행했던 대보정보통신은 1천31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보다 2.3%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쌍용정보통신 또한 1천851억 원에 그쳐 전년 보다 5.8% 감소한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영업이익도 6억원에 머물러 전년대비 87.2%나 줄었다. 농심NDS의 실적 또한 매출액은 903억원을 기록해 20.6%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전년보다 5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 해 1천9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보다 5.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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