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기초공천 폐지는 책임정치 포기"

[이영은기자] 정의당 심상정(사진) 원내대표는 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농성을 하고 있지만, 싸움을 해도 민생과 경제민주화를 두고 해야하며, 농성을 해도 기초연금제 문제나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을 위해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이 발표될 때 그 명분이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라는 사실에 '멘붕'을 느꼈다"면서 "기초정당공천제 폐지가 진정 원칙이라면 어떤 위험이라고 감수하고 가되, 잘못된 선택이라면 궁색하게 샛길을 찾지 말고 대로로 나서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그는 "과거 야권은 위기에 몰릴 때 마다 더디 가더라도 정당을 제대로 만드는 정도로 가지 않고, 임기응변으로 정당의 책임을 무너뜨리는 포퓰리즘의 길을 걸어왔다"며 "야당이 약해진 것은 정당의 내면을 단단히 하고 스스로 강해짐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보다 눈앞의 포퓰리즘에 편승해 정당을 약화시켜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를 향해 "새정치 이미지에 기대지 말고 결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면 마땅히 호랑이를 잡아야 하지만 호랑이 굴로 들어간 수 많은 착호갑사(捉虎甲士)들이 호랑이를 잡은 게 아니라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 나타났다"며 "안 대표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실천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를 겨냥해 "거대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온존시킨 단순다수대표제, 교섭단체제도 등 패권정치의 상징물들을 스스로 허물어 내는 혁신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의당은 6.4 지방선거에서 풀뿌리자치 혁신의 주역을 책임있게 국민께 천거할 것을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정의당 소속 단체장과 의원들이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동주치의제도', '방사능 안전급식', '여성·아이 안심귀가' 등 아이들과 여성부터 행복한 골목복지를 선도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기초의원들을 당선시켜 아래로부터 복지실현의 모범을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