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작지만 강하다. 누구도 갖지 못한 나만의 무기로 세상을 호령한다. 증시 침체로 최근 대형 증권사마저 적자를 기록할 때 작년 500억원의 순이익으로 전체 3위를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메리츠증권이 이같이 견고한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었던 숨은 이유에는 ▲업계 내 유일한 종합금융(이하 종금) 면허 보유 ▲기업금융 특화전략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종금 면허, 메리츠에게만 있다
작년(2013.4~12월) 국내 증권업계는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62개 증권사 중 28개사(45.16%)가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0.3%로 전년 동기보다 2.2%p 떨어졌다.
증권 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메리츠증권만이 보유하고 있는 종금 면허가 이 같은 성적표의 바탕이 됐다. 종금 면허는 증권업 면허가 갖지 못한 여러 가지 사업적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종금 면허의 장점으로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한 저비용 자금조달, 할인어음, 리스 등 증권업 면허만으로는 불가능한 고마진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증권사와는 다른 대출업무 규제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 증권사가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로 대출금액 100%가 모두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는 것과 달리, 종금 면허를 보유한 메리츠증권은 대출금액의 8%만이 차감된다. 즉, 영업용순자본이 같다면 더 많은 대출 계약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를 기반으로 활용 가능한 자본 여력은 3조5천억원, 거액 여신 한도는 8천억원까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기업금융 필살기, 고수익 창출하다
메리츠증권은 종금업 면허를 무기로 기업 여신, NPL,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으로 다양하게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삼성증권 장 애널리스트는 "특히 메리츠증권의 장점이 발휘되고 있는 기업금융 부문은 크게 PF, IB(투자은행) 본부, 종금 본부 등 3개 분야로 분류된다"며 "이 중 부동산 담보부여신의 경우, 과거 경쟁자였던 저축은행의 대거 도산, 최근 부동산 경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향후 안정적인 시장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차 부문으로만 특화된 오토리스 부문도 신규 시장점유율 기준 업계 상위권을 기록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이 '기업금융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회사 관계자는 "기업대출, 오토리스, NPL 등에서 매년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대출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심사분석 기능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 금융업계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또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진행 능력도 보탬이 된다고 덧붙였다.
◆초대형 거점점포, '리테일 드라이브' 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기업금융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리테일 부문 강화를 선언했다. 리테일 부문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4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리테일 강화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전국 19개인 지점을 다음 달 말까지 5개 초대형 거점점포로 재편해 고객 편의와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수도권 11곳을 비롯해 대구(3곳)와 대전·청주·경주·창원·부산(각 1곳) 등에서 영업 중인 19개 지점을 수도권(3곳), 대구·부산(각 1곳) 등 5곳의 초대형 점포로 통합한다.
다만 지점 인력은 줄이지 않고 인근 거점 점포로 이동, 배치한다. 지점 구조 변화로 절감되는 간접비는 리테일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경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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