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26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앞서 유럽 출장을 다녀온 지 불과 3주 만에 다시 중국을 찾는 강행군이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미래 중국사업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신규 생산거점들을 방문, 생산∙판매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충칭(重慶)을 방문, 현대차 4공장 건설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한다.
정 회장은 이날 출국 직전 중국 방문 소감과 관련, "자동차 성능과 품질 위주로 볼 것"이라며 "계획에 맞게 생산이 정상적으로 되는지도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말 누적 판매 1천만대 돌파를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국 사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 최초 상용차 해외 공장인 쓰촨현대(四川現代)를 방문하는 데 이어 오는 27일에는 충칭시와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
또 28일에는 올해 초 완공된 옌청(盐城)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 3공장을 찾는 등 3일간 서부 쓰촨성(四川 省)에서 동부 장쑤성(江蘇省)까지 중국 동서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현대차 상용차공장과 기아차 3공장은 올해는 물론 향후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선두 메이커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거점이다. 또 현대차의 4공장 건설 유력 지역인 충칭은 중국 중서부 시장 판매를 확대하고 선두권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교두보다.
정 회장은 "올해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1천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품질은 물론 상품, 브랜드, 고객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시장의 흐름을 앞서가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1천만대 시대를 준비하자"고 강조할 예정이다.
◆쓰촨현대, 세계 최대 중국 상용차시장 본격 공략
정몽구 회장은 우선 이날 중국 쓰촨(四川)성 쯔양(資陽)시에 위치한 쓰촨현대 상용차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공장 건설 진척 상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한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중국 중서부 대개발에 따라 상용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공장 건설에 만전을 기해 중국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고품질의 상용차를 생산해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들에 비해 중국 진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승용시장에서 3위권의 자동차업체로 성장한 것처럼 이 같은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메이커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요지다.
중국 상용차 시장은 올해 연간 산업수요가 420만대로 예상되는 거대 시장으로, 중국 정부 주도의 도시화 확대 및 중서부 개발 정책 등으로 오는 2020년에는 5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상용차 시장 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메이커인 난쥔기차와 상용합자 회사 '쓰촨현대'를 설립하고 신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현대차 최초의 상용차 해외공장인 신공장은 연산 15만대 규모의 최첨단 트럭 생산 공장으로,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공장을 완공하고 중국전략 고급 트럭 트라고 엑시언트의 양산에 들어간다. 신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쓰촨현대는 기존 난쥔기차의 생산시설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한 1만대 규모의 청두(成都) 버스공장과 함께 트럭 15만대, 버스 1만대 등 총 16만대 규모의 상용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4공장 설립지 사실상 확정…충칭시와 자동차산업 협력 추진
정몽구 회장은 이어 충칭시로 이동해 충칭시 정부와의 전략합작기본협의서 체결식에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중국 충칭시에 위치한 위저우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충칭시 쑨정차이 서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및 충칭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추진하는 '전략합작기본협의서 체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협의서는 현대차그룹이 4공장 입지로 충칭을 우선 고려하고 충칭은 필요한 제반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후 중국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4공장 건설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정부 정책 방향 및 자동차 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 그동안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생산 거점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며 "그 결과 충칭시의 현대차그룹 생산시설 유치 노력과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자동차 수요 기반 및 중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해 충칭시와 전략합작기본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4공장 건설이 확정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230여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돼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오는 2016년 중국 승용차 산업수요가 2천6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폭스바겐은 423만대, GM(제너럴모터스)은 380만대, 닛산도 17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도 대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향후 중국 산업수요 증가세를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10%의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공장 건설은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가 10년만에 선두권 업체로 자리매김한 배경도 중국 시장의 폭발적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적기에 생산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중국 4공장 건설이 추진되는 충칭시는 인구 3천만명, 면적 8.2만㎢ (대한민국의 83%)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다.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 7.7%보다 높은 12.3%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로, 중국 내륙 대개발의 대표 거점이다.
◆현대·기아차, 올해 말 중국 누계판매 1천만대 돌파
올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현대차 108만대, 기아차 63만대 등 전년 대비 8.4% 성장한 171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상용차 5만대, 한국 수입 완성차 판매분까지 포함하면 올해 말 누적 판매 1천만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 2002년 12월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해까지 현대차는 514만6천462대, 기아차는 264만6천325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수출한 완성차 판매분 43만대, 상용차 4만5천대까지 합쳐 누계 판매 826만4천898대를 기록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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