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구글이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를 공개하면서 타이젠을 밀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구글은 '안드로이드웨어'와 함께 이를 탑재한 LG전자 'G와치'와 모토로라 '모토360'을 공개했다. 또한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미리보기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생태계 참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 발표는 전날 삼성전자가 타이젠OS 기반 스마트워치인 기어2, 기어2네오 등에 대한 새로운 SDK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한 다음날 바로 이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타이젠OS는 삼성, 인텔 등이 주도한 오픈 플랫폼이다. 기어2는 이 플랫폼이 탑재돼 처음으로 공개, 출시되는 제품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공고한 협력관계를 가져갔던 양사가 다른 OS로 웨어러블 분야에서 전면 경쟁을 하게 된 것이다.
◆따로 또 같이? 무엇이 진실인가
그 동안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관계가 매우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양사가 서로 간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항간의 추측에도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은 "예전보다 오히려 관계가 좋다"며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제품은 LG전자와 모토로라가 제조한 것이다. 이는 '넥서스' 브랜드의 레퍼런스폰처럼 두 회사의 제품도 레퍼런스 스마트워치다. 외관 디자인과 설계, OS 모두 구글이 담당했고 제조와 유통만 LG, 모토로라가 맡기로 했다. 구글이 추구하는 웨어러블 전략과 기술 등이 모두 담긴 셈이다.
다만 구글은 웨어러블 기기 제조 협력사로 LG전자, 모토로라뿐 아니라 HTC, 에이수스 그리고 삼성전자도 명단에 포함했다.
하지만 업계는 명단에 포함된 것은 양사가 그동안 가져왔던 협력 관계에 따른 것이지 당장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웨어'로 스마트워치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기어2를 당장 4월부터 판매할 계획이어서 여력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제품간 잠식 문제도 남는다.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타이젠SDK를 공개한 것은 개발자 생태계를 적극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회사가 안드로이드 외 다른 OS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 출시 직전 NTT도모코의 계획 취소로 난처해진 타이젠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데뷔시키기 위해 삼성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삼성은 전작인 갤럭시기어때는 SDK를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구글과 삼성은 하나의 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기기 자체 완성도뿐 아니라 앱 생태계, 유통면에서도 한판 승부를 예고하게 됐다. 스마트폰으로는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웨어로 웨어러블 시장 전면에 나선 가운데 여러 제조사들이 구글과 같은 방향을 갈 지 고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타이젠이 힘을 받을지, 진정성 있게 끌고 나갈 수 있을지 문제의식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