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00만원대 55형 UHD TV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치열한 가격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신제품 발표회에서 UHD TV로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양사는 패널, 곡률, 라인업 등 세부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가 LCD 패널을 적용한 UHD TV에 집중하는 반면, LG전자는 OLED TV 시장 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11일 LG전자는 보급형 55형 UHD TV를 300만원대에, 49형 UHD TV를 200만원대(할인혜택 적용시)에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삼성전자도 55형 UHD TV 보급형 모델을 300만원대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프리미엄 모델의 평면 55형 UHD TV를 490만원에, 곡면 UHD TV를 590만원에 예약판매하고 있다. 할인혜택 등을 적용하면 평면은 400만원 중반대에, 곡면은 49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동일크기의 제품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55형 UHD TV를 640만원에, LG전자는 740만원에 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55형·49형 UHD TV는 이달 중 예약판매에 돌입하고 4월 중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프리미엄 모델과 동시에 출시되지 않았던 300만원대 55형 보급형 모델과 50형 UHD TV를 4월 이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OLED 두고 온도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 TV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세부 전략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패널을 적용한 UHD TV에 주력한다. 반면 LG전자는 LCD와OLED로 구현한 UHD TV를 모두 선보인다.
LG전자는 신제품 전략 발표회에서 LCD 패널을 적용한 105·79·65·55·49형 평면 UHD TV, 98·84·79·65·60·55·49형 곡면 UHD TV, 65·77형 곡면 UHD OLE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전략제품인 78·65·55형·105형 곡면 UHD TV와 110·85·65·55·50형 등 평면 UHD TV 제품군을 선보였다. 이는 모두 LCD 패널을 적용한 TV다.
삼성전자는 OLED TV가 수율 문제로 대중화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지만, LG전자는 OLED TV 시장의 가능성이 크고, OLED TV에서 만큼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OLED TV는 아주 좋은 기기지만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좀 더 완벽을 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대중화까지)3년~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현회 LG전자 사장은 "브라운관과 PDP를 LCD가 대체했듯, 어느시점에서는 LCD를 OLED가 대체할 것"이라며 "OLED TV가 기술적으로 만들기 어렵고 수율을 확보하는데도 많은 투자가 필요했지만 이제 보급화 단계에 왔다"며 보다 낙관적으로 봤다.
◆다 같은 곡면 TV가 아니다
양사는 올해 '곡면'을 차별점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곡률 반경은 4천200mmLG전자는 6천600mm다. 곡률 반경은 휘어진 곡선을 원의 일부라고 간주하고 원을 그렸을 때 그 반지름을 뜻한다. 숫자가 낮을 수록 더 많이 휘어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보는 거리에서 가장 몰입감이 좋은 곡률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른 방식의 LCD 패널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VA 방식, LG전자는 IPS 방식의 LCD 패널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IPS 방식이 곡면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알려져있다.
VA 방식은 액정소자를 세로 방향으로 배열하는 기술이다. 명암비와 광시야각 모두 만족스럽지만 가격이 비싸고 응답속도가 다소 낮은 것이 단점이다. 또 다른 단점은 액정에 압력을 가할 경우 색이 번지는 현상이 있다. 바로 복원이 안돼 터치스크린 등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IPS 방식은 액정소자를 가로로 배열한다. 광시야각은 물론 응답속도도 빠르고 액정에 압력을 가해도 색이 번지지 않는다. 하지만 액정소자의 배열 구조상 백라이트의 빛이 바깥으로 새어 나오는 특성이 있어 명암비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VA 방식 패널의 경우 액정 소자가 세로로 배열돼 있어 가로로 휘어놓은 곡면 TV서도 특성이 변하지 않는다. 반면 IPS 패널의 경우 액정 소자가 가로로 배열돼 있어 일정 각도 이상 화면을 휘어 놓을 경우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조광희 HE사업본부 상무는 "IPS 방식이 VA방식보다 곡면을 구현하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면서도 "LG전자는 IPS 방식으로도 곡면 TV를 구현하는데 문제가 없을만큼 기술력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UHD TV 시장에서 6.9% 점유율로 8위를 차지했다. 소니가 18.2%로 1위, 삼성전자가 14.9%로 2위를 차지했다.
세계 1위 삼성전자는 그동안 UHD TV 시장에서만큼은 소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UHD TV 시장 탈환을 코앞에 두고 있다.
2위 LG전자도 삼성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UHD TV에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은 "삼성 커브드 UHD TV는 지난 2006년 '삼성 보르도 TV', 2009년 '삼성 LED TV'에 이어 또 한 번 TV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커브드 UHD TV를 앞세워 세계 TV 시장 9년 연속 1위의 위업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회 LG전자 사장은 "IPS, 시네마3D, 웹OS 등 LG만의 차별화된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UHD TV 시대를 앞당기고 차세대 OLED TV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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