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확대되며 우리나라 증시를 비롯한 주요국 주식시장이 지난 3일 대부분 하락했다.
4일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제한적인 이슈라는 시각을 나란히 제시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전지원 애널리스트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가 관찰된다"며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달러화와 엔화, 스위스 프랑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주식시장 급락 및 외국인 자본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5.5%에서 7%로 전격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갈등 및 민족갈등에 기반하고 있어 글로벌 주요국의 개입 명분 및 이해상충 관계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확대되기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NH농협증권의 이아람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 등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불확실성 확대는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가 급등 우려 시각도 있다. 동양증권의 민병규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글로벌 2위 원유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단기급등 가능성이 있다"며 "무력 충돌 발생시 작년 이집트, 시리아 사태보다 높은 파급력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원유 소비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기조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유 및 화학업종에 단기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의 김용구 애널리스트는 비교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는 "만일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단기 기간조정 양상으로 제한될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전면전 또는 국지전 등으로 격화된다면 글로벌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형태의 악재로 변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현 시점에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서방 주요 국가와 러시아간 협상 과정, 루블화 환율과 러시아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 유가, EMBI 스프레드 등의 핵심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향후 사건 전개방향이 서방측 요구대로 전개되기에는 러시아의 자존심이 허락할 리 만무하고, 러시아가 지정학적 영향력 과시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꼭두각시로 삼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관점 모두 부담스럽다"며 "결국 현 시점에서 접근 가능한 타협안은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과 서방측 경제적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선에서 봉합되는 것이지만, 어쨌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략 측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유한 증시 조정은 대부분 훌륭한 저점매수 기회로 작용한 만큼 사태 추이가 중장기 펀더멘털 약화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해당 이슈는 일시적 노이즈로 제한될 것"으로 보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불러온 '작용'에 허둥대기 보다는, 중장기 펀더멘털에 기인한 '반작용'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언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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