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지난 2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야의원들이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대립 끝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통신 3사의 과도한 보조급 지급에 따른 이용차 차별행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는 다음 회기인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5월 19대 국회 전반기 종료를 앞둔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국회가 입법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보조금 시장조사를 통해 과징금 및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징금 처분으로 불법 보조금 못막아"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조사를 통한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처분으로는 보조금 지급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이동통신3사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과징금까지 마케팅 비용의 일부로 보고 있다"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보조금을 통한 휴대폰 가입자 유치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법안이었는데 국회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통위가 1월과 2월, 과도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시장조사에 돌입한 이후에도 이통3사는 보조금 살포를 멈추지 않았다.
방통위가 1월말에 시장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2월 번호이동 수치는 123만6천689건으로 1월 115만2천369건보다 오히려 7.3% 늘었다. 이른바 '211 대란', '226 대란' 등도 방통위의 시장조사 기간에 벌어졌다. 이통사가 방통위의 규제를 전혀 겁내지 않고 있다는 단적인 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기존처럼 이통사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 그리고 방통위의 시장조사 후 제재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3월부터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3사에 보조금 지급을 통한 이용자 차별행위를 중지하라는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영업정지 최소 45일 이상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1, 2월 과도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방통위의 시장조사 결과도 3월중순이면 발표된다. 과징금과 함께 주도사업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기대기 앞서 자정 노력 필요
업계에서는 법률을 통해 보조금의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가 자발적으로 '신사협정'을 맺고 투명한 경쟁을 벌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앞서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통과 여부를)일단 지켜보자. (통과가 안되면) 제3의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SK텔레콤 박인식 사업총괄도 "단말기 출고가가 현실화되고 제조사는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 등 제품경쟁력으로, 통신사는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선택을 받는 경쟁구도가 필요하다"며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르면 4월쯤 준비중인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와 SK텔레콤이 새로운 경쟁의 방향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보조금 위주의 비정상적인 점유율 경쟁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고 자조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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