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버버리와 '체크무늬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은 LG패션이 이번에는 디자인 특허권 침해와 관련해 프랑스 아웃도어 업체 '살로몬'과 마찰을 빚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살로몬' 프랑스 본사는 LG패션 '라푸마'의 '프렌치 익스프레스 1.0(French Express 1.0)'이 자사의 트레일 러닝화 '센스 만트라(Sense Mantra)'의 디자인 국제 의장특허권을 도용한 것으로 판단,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살로몬'은 트레일 러닝 슈즈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국내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고 있다.
살로몬이 2013년 선보인 센스 만트라는 미국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에서 최고의 신상품(Best Debut)으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아온 제품이다. 살로몬 본사는 올해 출시된 라푸마의 프렌치 익스프레스 1.0이 총 5개의 주요 디자인을 도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살로몬 측 주장에 따르면, 먼저 신발 측면에서 지그재그로 뻗어가는 선은 살로몬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라푸마가 그대로 도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발 바깥쪽 뒷부분부터 앞쪽까지 아래쪽으로 향하는 로고 라인 역시 판박이다.
이 외에도 신발 안쪽의 스트립 역시 유사하며, 신발 끈을 조일 수 있는 사다리꼴 모양의 신발끈 조임 장치도 그대로 카피했다. 또 밑창을 보면 발바닥 윤곽선을 연장시키며 세로로 평행하게 이어지는 밑창의 두 선이 마치 한 회사의 제품인 양 동일한 것을 볼 수 있다.
살로몬 프랑스 본사는 "라푸마 신발의 유사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라푸마 제품의 판매가는 살로몬 제품 판매가보다 약 40% 이상 저렴해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저해하는 불공정 경쟁 요인으로 지목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LG패션은 살로몬 '센스 프로(Sense Pro)'의 외형과 색상, 배치까지 유사하게 카피해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살로몬 프랑스 본사는 "경고 메일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출시된 라푸마의 프렌치 익스프레스 1.0은 살로몬 센스 프로와 거의 유사하다"며 "브랜드만 제하면 동일 상품이라 오해할 정도로 카피 정도가 심각해 누가 보아도 라푸마의 디자인 특허 침해로 인한 살로몬의 피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살로몬 프랑스 본사는 LG패션 측에 라푸마의 해당 상품이 침해한 국제 디자인 특허권을 설명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제작, 판매 및 유통 등을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
프랑스 살로몬 본사의 지적 재산권 대변인은 "이러한 디자인 도용에 대해 살로몬은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한국을 비롯해 살로몬의 지적 재산권이 적용되는 모든 국가에서 프렌치 익스프레스 1.0의 판매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국제 디자인 특허 침해에 의거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살로몬으로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답변을 달라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받고 이에 대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서신을 보내자마자 이렇게 외부에 알려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버버리와 살로몬과의 마찰이 발생해 곤혹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근 '체크무늬 모방 여부'로 버버리와 소송전을 벌인 LG패션은 지난 26일 재판부의 강제조정 결정에 따라 버버리에 3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한 바 있다. 대신 LG패션은 버버리가 요구한 상품 제작과 판매 금지 요구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손해배상을 한 대신 앞으로 '닥스'만의 체크무늬는 계속 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 조정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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