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글로벌 정보 보안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일찍이 국내에 진출한 업체들을 포함해 최근 2~3년 사이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며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각축장이 되는 모양새다.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글로벌 정보 보안업체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보안 "한국 한국 한국"
러시아 정보 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랩(한국지사장 최진수)이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인 지난 1월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섰고 북미 지역 정보 보안 업체인 래피드7(한국지사장 우청하)도 같은 달 국내 법인을 세웠다. 캐나다 보안업체인 인베이테크놀로지스(Inbay technologies)는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네트워크 보안업체 닉선(한국지사장 강성철)과 콘텐츠 보안업체 웹센스(한국지사장 이상혁)는 각각 지난해 4월과 6월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지난 2012년 3월과 10월에는 지능형지속위협(APT) 전문기업인 파이어아이(한국지사장 전수홍)와 데이터 보안업체인 보메트릭(한국지사장 이문형)이 각각 국내에 지사를 세웠다. 2011년에는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한국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시만텍(한국지사장 조원영)과 트렌드마이크로, 포티넷(한국지사장 최원식), 체크포인트(한국지사장 금석현), 블루코트(한국지사장 김기태) 등은 이미 2000년대를 전후로 한국 시장에 지사를 만들며 직접 진출했고 영업망·인력 등을 확충하며 국내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블루코트코리아는 올해 들어 국내 정보 보안 기업인 시큐아이(대표 배호경)와 세아네트웍스를 새로운 총판으로 영입했으며 시만텍코리아는 지난해 펜타시큐리티로 자리를 옮겼던 조원영 전 기술사업 본부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팔로알토 네트워크 한국 지사를 맡은 박희범 신임 지사장은 "지금까지 205여 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며 "아직 초창기라 한국 지사 인력을 더 충원할 예정이며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안 사고 많아 시장 잠재력도 높아
이같은 움직임은 대규모 보안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데다 일종의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대형 보안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부 방송사와 금융사를 대상으로 '3·20 전산망 대란'이 일어났고 올해 초엔 카드 3사 개인신용정보 유출 사건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전국 대부분의 인터넷망을 불통으로 만든 1·25 인터넷 대란이 있었고 2009년에는 수십 만 대의 좀비PC로 주요 정부사이트를 마비시킨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사태가 발생했다. 홀수 해엔 여지없이 대형 사고가 터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IT 인프라 강국으로 평가 받는 한국이지만 그만큼 보안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보안업체들이 한국을 일종의 테스트베드(test bed)로 여기게 됐다. 한국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는다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전수홍 파이어아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 대해 엄청나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을 통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하는 동시에 보안 사고에 대한 리스크가 항상 높아 많은 매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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