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이 성장정체 위기에 봉착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진입은 더욱이 기회가 아닌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계통신비 증가의 원인을 과도한 통신비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통신산업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이 기존 통신3사의 자리를 조금씩 꿰차고 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도 한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전화(VoLTE) 전면 허용, 단말기구조개선법 논의의 진전에 따른 정부의 요금인하 방안 추진 등 격변의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아이뉴스24는 2014년 새해를 맞아 과연 우리의 통신산업의 현주소가 어떤 지를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업자들이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는 지 확인하려고 한다.[편집자 주]
[허준기자] SK텔레콤과 KT, 그리고 LG유플러스까지 이동통신3사의 네트워크 속도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해 이른바 '2배 빠른 LTE' 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LTE 속도 경쟁이 올해들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올해는 최대 4배 빠른 LTE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SK텔레콤과 KT는 20㎒ 폭의 주파수와 10㎒ 폭의 주파수를 하나로 묶는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최대 225Mbps 속도가 구현된다. 기존 LTE(최고 속도 75Mbps) 대비 3배 빠른 LTE 서비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 폭의 주파수와 10㎒ 폭의 주파수 2개를 묶어 총 40㎒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속도 300Mbps의 '4배 빠른 LTE' 기술 구현에 돌입했다.
KT도 20㎒ 폭의 주파수와 20㎒ 폭의 주파수를 하나로 묶는 '4배 빠른 LTE' 기술을 오는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배 빠른 LTE 시대서 4배 빠른 LTE 시대로
지난해 이동통신업계 최대 화두는 '2배 빠른 LTE'였다. SK텔레콤이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 2개를 주파수묶음기술(CA)로 묶는 LTE-A 서비스(최대 속도 150Mbps)를 최초로 개시하자 LG유플러스도 바로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KT는 900㎒ 주파수 간섭 문제로 경쟁사보다 다소 늦게 LTE-A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경매를 통해 1.8㎓ 대역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는데 성공, 경쟁사보다 빠르게 광대역 LTE 서비스(최대속도 150Mbps)를 개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에 뒤질세라 순차적으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이동통신3사는 모두 LTE-A 서비스를 전국 84개시로 확장했다. 광대역 LTE 서비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광대역 주파수 할당조건에 따라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다. 오는 3월에는 광역시, 오는 7월에는 전국 84개시로 확대 서비스될 예정이다.
아직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이동통신3사는 더 빠른 LTE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올 상반기 중으로 3배 빠른 LTE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배 빠른 LTE 서비스는 올 연말이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4배 빠른 LTE 기술 개발이 완료됐기 때문에 칩셋 및 단말기 개발만 완료되면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올해 말에는 4배 빠른 LTE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빨라진 네트워크, 데이터 매출이 이통사 미래 좌지우지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매출구조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음성통화로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이제는 음성통화보다는 데이터 요금으로 매출을 상승시켜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는 나란히 음성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했다. 회사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6만~7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무리 통화량이 많은 고객이라도 음성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면 추가 부담금 없이 음성통화를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음성통화로 큰 매출 상승을 이루기는 어려워졌다.
음성통화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면 다음 선택은 데이터다. 데이터 속도가 빨라진만큼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국내 휴대폰 이용자가 사용한 데이터 사용량은 약 42만5천 테라바이트(TB)였지만 2013년 11월까지 사용된 데이터는 68만9천여 테라바이트(TB)로 사용량이 확연히 늘었다.
특히 LTE 스마트폰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다. 지난 2012년 LTE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7 기가바이트(GB)였지만 2013년에는 평균 2.1 기가바이트(GB)까지 늘어났다.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 덕분에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올해 이동통신3사의 경쟁은 데이터를 통한 수익창출 가능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네트워크 속도 경쟁과 별개로 빨라진 속도를 최대한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데이터를 추가로 더 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개별 맞춤형 상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시청족 잡아라, 방송 콘텐츠 확보전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를 통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는 방송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에릭슨엘지가 지난해말 발표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가압자가 동영상 재생으로 사용하는 트래픽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약 35%가 동영상 재생에 사용되고 있고 오는 2019년이면 이 트래픽 비중은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트래픽 가운데 64%가 영상 트래픽이다. 오는 2017년이면 이 비중이 74%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의 모바일 영상 콘텐츠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Btv 모바일을, LG유플러스는 U+HDTV를 KT는 KT미디어허브의 올레tv모바일을 내세워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검색이나 SNS 등을 통해 사용되는 모바일 트래픽으로는 추가 데이터 매출을 올리기 힘들다. 데이터 사용이 많은 고화질 방송콘텐츠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더 빠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개발,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장비 투자와 별개로 콘텐츠 확보까지 이통사들의 활로모색을 위한 투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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