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7일 어닝쇼크 수준의 201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에 대해 8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현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적 부진 요인으로는 IM(정보 모바일) 부문의 부진과 특별상여금 등 1회성 요인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을 들었다. 1분기에 수익성 회복은 가능하다는 분위기지만 문제는 그 이후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2013년 4분기 잠정 연결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은 59조원, 영업이익은 8조3천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5.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11% 하락했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컨센서스)는 9조2천억원 가량이어서 예상을 크게 하회한 결과였다.
◆어닝쇼크 배경은?
신한금융투자의 김영찬 애널리스트는 "특별상여금이 예상을 두 배 이상 웃돌았고, IM 사업부 부진은 중저가폰 판매 증가, 마케팅 비용 증가 탓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1회성 요인을 감안해도 IM 부문 수익성 하락이 컸다"는 의견이다.
IBK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요인뿐 아니라 환율,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단가 하락, 12월 재고조정 확대 등 여러 요인 복합 작용했다"며 변수가 많아진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을 추정하는 작업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교보증권의 최도연 애널리스트는 디스플레이가 이번 부진의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IM은 악조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디스플레이가 AMOLED 재고조정에 의한 가동률 하락으로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7% 급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1분기 수익성 회복은 가능할까?
교보증권의 최 애널리스트는 "4분기 부정적 요인이 축소돼 1분기 실적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사업부별 실적과 향후 목표치가 나올 때까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잡음이 계속 확대될 수 있겠지만 오히려 4분기 실적 부진 내용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현재 주가가 올해 실적 전망치 대비 저평가라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BK투자증권의 이 애널리스트는 "수익성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중요한 건 2분기 이후"라고 봤다. 애플이 5.7인치 패블릿 출시 가능성이 있어 애플의 대화면 제품이 삼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 바닥권이지만 매수는 신중해야"
대체로 현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의견이었지만,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원석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를 적용해 계산한 7일 종가기준 PBR(주가순자산배수)이 1.24배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120만원대 중반을 주가 하단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스마트폰 이익률 확인 및 시스템 LSI, OLED 등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줄 때까지 주가 상승 모멘텀도 낮은 만큼, 상반기 중 주가의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의 이 애널리스트 역시 "주가가 당분간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주주들은 11%의 주가 하락과 1%의 배당금을 얻는 데 그쳤다"며 "최근 실적 하향과 주가하락으로 적잖은 상실감을 느낄 주주를 어루만질 수 있는 적극적 주주 환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송 애널리스트는 "오는 2월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S5를 공개할 전망이지만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질적 판매동향에 주목해야 하고, 미 국채금리 추이와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 동향,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 동향 등 매크로 변수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1분기 실적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현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섣불리 비중 확대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한편 전날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0.23%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한 삼성전자는 8일 오전 9시 46분 현재 전일 대비 1.00% 하락한 129만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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