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786만대로 잡았다. 작년 판매량(756만대) 대비 약 4% 증가한 규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4년 시무식을 갖고 "전 임직원이 새로운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올해 계획한 786만대의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90만대(국내 68만2천대, 해외 421만8천대), 296만대(내수 28만대, 해외 248만대)의 판매목표를 세웠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작년 대비 4.1% 증가한 8천3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세계 9개국의 31개 공장에서 총 756만대를 생산 판매했으며, 올해 판매목표는 3.97% 증가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다소 보수적인 목표치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산 10만대를 증설한 터키공장이 올해 풀가동에 들어가고, 중국3공장 증설(15만대)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국 서부내륙 지역에 4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상반기께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3공장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생산능력 증가에도 보수적인 판매목표를 잡은 이유를 놓고 현대차 안팎에서는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기조가 올해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를 전 부문의 역량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의 기반을 조성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글로벌화 되어 있는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과 역동성을 확보함으로써,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더욱 체계화하고,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 품질논란과 연비과장 등으로 홍역을 겪었던 경험을 거울삼아 품질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비와 안전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등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필요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나서 R&D에 주력할 예정이다.
보수적인 판매목표 설정은 올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 자동차 시장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다. 금리 상승 및 환율 불안은 자동차 수요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 강세 및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지도 주목된다.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들의 수익성은 개선되는 반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정 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최근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모델 조기 투입과 영업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과 유럽에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신형 쏘나타, 쏘렌토, 카니발 후속모델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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