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정부가 자동차, 항공, 조선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을 대상으로 대형·중장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과제를 추진한다. 주력 산업과 임베디드 SW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주력산업 연계형 대형·장기 R&BD 추진 ▲업계 수요를 반영하는 고급인재의 집중 육성 ▲시장 활성화 및 산업 생태계 개선을 골자로 하는 임베디드 SW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부 김재홍 제1차관은 "임베디드 SW는 산업의 첨단화·고부가가치의 핵심요소"라며 "현재 주력산업을 지속적 성장 동력으로 끌고가기 위해 고부가가치화는 필수적"이라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 최태현 과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 혁신 추구로는 차별화 한계에 다다랐다"며 "SW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이 도래하면서 SW 투자 성패에 따라 기업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제품 원가에서도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의 전장화 비율은 2010년 35%에서 2020년 5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R&D·인재 양성·시장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에 초점
이번 발전 전략의 핵심은 주력산업과 연계한 대형 R&D를 추진하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 마련과 산업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있다.
산업부는 자동차, 항공, 조선, 전자, 의료기기, 기계·로봇의 6대 주력 산업별로 SW 융합 과제를 추진하며 임베디드 SW·시스템반도체(SoC)·플랫폼을 통합 개발할 방침이다.
특히 대기업이 수요를 제시하고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을 맡는 '수요 연계 사업화' 방식을 통해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는 비율을 줄이고 사업 지속 추진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SW 융합사업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주요 공과대학에 하드웨어(HW)와 SW 통합 교육과정도 신설한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SW 교육과정을 기획·운영하는 '민관 협력형 SW 아카데미'와 중소기업 중간 관리자급 SW 인력을 위한 '심화형 재직자 SW 교육과정'을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퇴직 SW 인력의 중소기업 유입을 위해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고급 임베디드 SW 엔지니어를 위한 새로운 자격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임베디드 SW 경진대회를 대규모 국제 대회로 개편하며 초중등교를 대상으로 방학 중 '주니어 임베디드 SW 캠프'도 개최한다.
시장 활성화와 산업 생태계 개선 차원에서는 중소 SW 기업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산업별 100대 핵심 SW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SW 기업이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토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세계 일류상품과 산업 융합 선도제품에 SW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SW-플러스'도 추진한다.
또한 중소 SW 기업이 주관해 사업을 추진하고 개발된 지식재산권(IP)은 정부와 공동 소유하며, 플랫폼 개발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여타 중소기업이 IP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경우에도 정부 R&D와 연계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 최태현 과장은 "임베디드 SW에 특화된 대형 장기 R&D를 하는 건 단순히 또 하나의 R&D가 아니라 강력한 마중물"이라며 "기업을 긴장시키고 대학이 학생을 뽑는 등 전체적으로 판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 "SW 검증·국산 SW 우선 적용 검토 등 필요"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전략을 두고 업계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만이 아니라 SW 검증 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SW가 양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에러(error)가 너무 많다"며 "설계와 개발 이상으로 신뢰성 확보·검증 분야가 중요한 만큼 SW 테스트와 신뢰성 개발 지원 분야가 전략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김정한 전무도 "개발을 잘 하려면 검증력이 강화돼야 한다"며 "개발 자유도 향상을 위한 검증력 강화을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R&D에 한해 국산 임베디드 SW 사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원칙을 적용해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대기업과 중소 SW 기업 간 매칭 지원 등이 계획에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봉관 MDS테크놀로지 사장은 "R&D에 SW가 많이 들어가지만 대부분 외산"이라며 "산업부 R&D에 들어가는 SW에는 적어도 국산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R&D와 국방 분야가 수요 창출을 이끌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마이다스아이티 정승식 부사장은 "대기업에서도 임베디드 SW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모든 SW 기술을 확보하기보다 순발력과 유연성이 있는 '젊은' SW 기업들과 매칭해 전문화 기술을 개발하면 속도 경쟁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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