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올해 인사의 핵심은 '품질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현대차그룹은 27일 현대차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김해진(사진.56) 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을 임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2014년도 정기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김 본부장은 엔진과 품질 분야에서 한우물을 판 R&D(연구개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R&D본부 승용디젤엔진개발실장과 개발품질담당 부사장, 성능개발센터장(부사장)을 거쳐 최근까지 파워트레인 담담 사장을 역임했다.
김 본부장의 임명은 지난달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경질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급 인사는 김 본부장이 유일하다.
당초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 총괄 부회장이 본부장을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본부장이 전보되면서 담당하게 됐다.
김 본부장은 흐트러진 R&D 조직을 추스르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를 권문식 사장 경질로 시작된 연구개발(R&D) 부문 재편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인사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정기임원 인사에 앞서 정명철(사진) 현대위아 사장을 현대모비스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핵심 부품 계열사의 수장도 전격 교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연비 과장과 수(水)타페 논란 등 일련의 품질 문제에 대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적 쇄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3년간 정기인사 때 그룹 계열사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없어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부회장 승진 연한이 4~5년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새로운 부회장의 등장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었다.
그룹 안팎에서 신용운 품질총괄 부회장, 김충호 영업총괄 사장 등 일부 부회장과 사장의 거취가 주목됐으나 유임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교체없이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이 내년에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정몽구 회장이 오랜 경험을 지닌 기존 경영진에 대해 재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통상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인사는 연중 수시인사로 단행하는 정 회장의 인사 스타일로 미뤄볼 때 향후 추가 인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137명, 기아차 53명, 계열사 229명 등 총 419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2012년 46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4명 ▲전무 36명 ▲상무 75명 ▲이사 146명 ▲이사대우 144명 ▲수석연구위원 2명 ▲연구위원 2명이다.
임원 인사 규모는 전년(379명) 대비 10.6% 증가했지만, 부회장 및 사장 승진자는 한명도 없었다.
승진자는 주로 정 회장이 평상시 강조해왔던 R&D 부문과 해외시장에서 나왔다. 연구개발 및 품질, 영업, 마케팅 등 그룹 핵심 부문에서 다수 배출됐고 국내에서 부진했던 것을 글로벌 시장에서 만회한 만큼 주재원들의 승진도 많았다.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 승진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4%포인트 가량 늘어난 43.4%(182명)를 차지했으며, 전체 승진자 중 해외 생산 및 판매 부문 주재원도 19.6%(82명)에 달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를 총괄하는 곽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설영흥 부회장의 아들인 설호지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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