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자회담' 정국해법 논의…예산안 단독상정 잠정 보류

[이영은기자] 2일 여야 지도부 간 4자 회담이 전격 성사되면서 새누리당이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예산안을 단독상정하려던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여야 지도부 4인 협의체) 제안을 고민했는데 가급적 오늘 중 4자회담 열어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4자 회담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는 이날 중으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는 4자회담을 열고,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수사에 대한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등 정국 현안과 예산안 상정 등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민주당의 불참 속에 이날 10시에 예정대로 열린 예결위에서는 오늘 안으로 예산안을 단독 상정을 해야한다는 새누리당 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법대로라면 오늘까지 예산안에 대한 모든 심의를 마쳐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예산안 상정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예산안 상정은 법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여당) 단독으로라도 상정해서 심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민주당이 출석조차 하지 않으면서 밖에서 '위법이다', '횡포다', '독재다'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국회를 위협 상황으로 몰고 있는 소수의 횡포"라며 "이 상황에 대해 민주당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비교섭단체 위원으로 참석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 대화와 타협으로 정상적으로 예산안이 심사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셀프심사'하겠다는 것은 일방통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 야당과 대화하고 설득해서 심사에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대신,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힘자랑을 하고 있다"며 "오늘 중에 여야가 4자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이제는 '대결의 정치'가 '대화의 정치'로 전환되서 정치 복원을 통해 정상적인 예결위 심사가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중 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잠시 이군현 예결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간 3자 협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짧은 협의를 마친 예결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기한 임박성과 예산안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오늘 예산안을 단독으로 심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며 "여러 의원들이 단독상정 강행 의견을 주셨지만, 여야가 모두 모여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도록 민주당과의 협의를 위해 정회하겠다"고 말해 예산안 단독 상정은 여야 4자 회담의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잠정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