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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발목잡힌 국회…'댓글' 고성 오간 대정부질문


국정원·軍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의혹 놓고 여야 고성

[윤미숙기자]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고조되면서 20일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이 정치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전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와 마찬가지로 '댓글 의혹'이 쟁점이 됐다.

의혹의 주체가 국가정보원, 국군 사이버사령부로 각각 달랐을 뿐 이들 기관이 정치적 댓글을 달아 지난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야당의 공세가 거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은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이었다"며 "심리전부대인 530단에 5개 실무대가 편제돼 활동했으며, 포상자 공적서를 분석해 보면 콘텐츠 심의, 배포, 보고, 평가 등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분담·집행됨을 알 수 있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51명"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대선 개입은 국정원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자행됐다"며 "국정원은 사이버사령부에 정부 예산을 편성해 줬고, 국정원과 군 심리전단 요원은 서로 생산한 글을 지지하거나 찬성하는 방법으로 공조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은 국정원에서 심리전 교육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진 의원은 "군의 대선 개입은 청와대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통수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와 관련 의혹이 무관치 않음을 강조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사이버사령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지만 지금까지도 메인 서버와 요원 명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가 의지박약이라 그런 것"이라며 "그래서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흑을 흑이라 하고 백을 백이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특검"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게시글을 사이버사령부도 올렸다. 같은 시간대 여러 사람이 올렸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가 커넥션을 하는가"라며 "개인적인 댓글인지 조직이 개입됐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에서는 "불법 선거 개입인지 개인적 정치 댓글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김관진 국방부 장관), "몇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철저히 밝히기 위해 수사하고 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겠다"(정홍원 국무총리) 등의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그러자 본회의장 내 야당 의석에서는 야유와 함께 고성이 터져나왔고, 여당 의석에서는 정부 측을 감싸며 맞고함을 쳐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특히 마지막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경상도 말로 '욕 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총리가 욕 보고 계신다"며 "원칙에 준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이런 총리가 있어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가 잘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야당 의석에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송 의원은 "제가 군 생활을 많이 해 봤지만 부하들 다스리기 참 어렵다"며 "누가 댓글을 달라고 그랬겠느냐. 가끔 과잉 충성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가지고 조직적이니, 장관이 시켰느니 몰고 나오는 건 대한민국 의회의 수준에 해당되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의혹을 추궁하던 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향해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고함을 쳐 민주당이 반발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결국 박 의원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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