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온라인 등기우편'인 샵(#)메일에 대한 비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SKT가 샵메일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형 통신사의 참여라는 점에서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IT인연합회는 이른 시일 내 샵메일 서비스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합회 측은 샵메일을 밀어부칠 경우 액티브 엑스처럼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샵메일 서비스는 지난해 9월 사업 계획을 발표한 후부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아왔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샵메일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며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반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SKT가 지난 7일 샵메일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한국 IT인 연합회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 보장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 IT인 연합회가 조만간 반대 입장을 표명을 할 예정이다. 연합회가 샵메일 서비스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이유로는 샵메일 서비스가 인터넷 환경을 특정 비표준 기술에 종속시키는 행위란 점을 꼽고 있다. 액티브 엑스처럼 기술적 고립을 자초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연합회는 1999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개발한 순수 국내 기술인 암호 알고리즘 '시드(SEED)'를 사례로 들고 있다. 연합회 측은 "시드의 사례를 통해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시드는 나름 의미 있는 기술적 성과였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인터넷 환경을 반쪽짜리 환경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시드는 2005년 국제 표준으로 등록되고 리눅스 커널이나 오픈 SSL 프로젝트에도 기본 탑재됐지만 사실상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인터넷 환경을 미국 특정 기업의 독점 제품에 종속시키는 액티브 엑스를 낳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절차 문제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접한 입법 과정을 통해 제도화 돼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샵메일 서비스는 관계 기관과 소수 관련 업체들 주도로 고작 1년여 만에 법 개정으로부터 서비스 의무 적용까지 일사천리로 속도를 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공공 서비스 분야의 의무 적용은 기술이 충분한 보편성을 확보한 이후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공공 기관의 온라인 서비스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폭넓은 접근성을 보장해야 하며 가능한 최소의 비용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NIPA "샵메일은 선택"…중계 사업자 경쟁 본격화
사업을 주도하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측은 이런 비판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샵메일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삽메일 서비스는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며 강제성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NIPA는 인터넷 상에서 나타나는 공분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 사용에 대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인확인을 위해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공인인증서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공인전자주소팀 안대섭 팀장은 "샵메일은 기업이나 개인이 선택해서 쓰는 것"이라며 "공인인증서 외에도 본인확인 방법으로 휴대폰 인증, 대면인증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인터넷 상에서 언급되는 문제제기의 대부분이 명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삽메일 중계 사업자 경쟁은 본격화 되고 있다. 현재 중계사업자 지정을 위해 심사 중인 포스토피아가 여덟번 째 사업자로 가세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T의 참여로 중계 사업자는 코스콤과 더존비즈온, 웹케시, 케이티넷, 한국정보인증, 프론티어솔루션 포함한 7개로 늘어난 상태다. SKT는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증권 등 관계사들과 함께 신입·경력사원 채용 시 제출하는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등을 샵메일 기반 전자문서로 받기로 했다.
안대섭 팀장은 "심사 중인 포스토피아 외에도 아이엔텍이라는 기업이 SGA 자회사인 레드비씨와 함께 아홉 번째 중계사업자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2년 연말 기준 7천910명이었던 샵메일 등록 주소는 지난 8월말 기준 1만6천 개로 늘었고 최근에는 약 1만9천 개로 소폭 증가한 상태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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