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대형세단 '신형 제네시스'와 'K9'을 잇따라 내놓고 미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미국 시장 판매량 확대는 물론, 수익성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신형 제네시스를 공개하고 이어 4월께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26일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AWD)인 'HTRAC(에이치트랙)'이 최초로 탑재돼 안전성과 주행 성능을 강화했으며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디자인 콘셉트가 처음 적용됐다.
지난 2008년 출시된 제네시스는 미국시장에 선보인 지 6개월만에 6천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국산 자동차로는 최초로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1만3천604대, 1만6천448대가 팔리는 등 판매 호조로 미국 출시 5년 만에 10만대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은 현대차의 판매 및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 에쿠스의 미국 현지 연착륙에도 큰 도움이 됐다.
2010년 미국 시장에 본격 판매를 시작한 에쿠스는 2011년 3천193대, 2012년 3천972대를 판매하며 2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435대가 판매되며 출시 이래 월 최대 판매기록을 경신하며 동일 차급의 시장 점유율 9.7%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 2만4천대, 에쿠스 4천대 등 총 2만8천대의 고급 세단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두 모델을 합쳐 3만5천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라며 "이는 내년 미국 내 고급차 시장 점유율 8%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슈퍼볼 및 타임스퀘어 광고, 현지 기자단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또 PGA골프대회와 럭셔리카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도 진행한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5월 미국에 출시된 K7(현지명 '카덴자')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 초 플래그십 세단인 'K9(현지명 'K900')'을 출시해 브랜드 고급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플래그십 세단인 K9을 오는 20일 'LA모터쇼'에서 미국시장 최초로 공개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엔진 라인업과 편의사양 등을 탑재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2010년 '오피러스(현지명 '아만띠')'의 미국 시장 철수 이후 대형차 라인업이 없었던 기아차는 지난 5월 K7을 출시했다. K7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총 6천869대가 판매돼 월 평균 판매 1천145여대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K9만의 차별화된 판촉활동을 실시하고, 그 동안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던 슈퍼볼 광고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1~10월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105만7천910대 가운데 중·대형은 58만1천879대로, 전체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43.7%)보다 10%p 이상 증가한 것으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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