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현대·한진·두산·동부그룹의 재무구조가 부실하거나 부실 징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경제개혁연구소는 46개 상호출자제한기업의 지난 2011~2012년 연결 재무재표 기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와 같이 주장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결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는 그룹은 9개, 200%를 넘는 그룹은 11개다.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그룹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는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갚는다는 뜻이다.
이미 워크아웃(기업 구조조정) 또는 법정관리 등이 진행 중인 금호아시아나, STX, 웅진, 동양 그룹을 제외하고 분석했음에도 20개 그룹이 높은 부채비율을 보인 것이다.
또한 연결 부채비율 200%를 넘는 그룹 중 절반이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이들 10개 그룹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므로 부실(징후) 그룹으로 판단되며,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봤다.
부실 또는 부실 징후가 있는 그룹별 특징을 살펴보면, 현대그룹(2012년말 3 조2천억원대의 금융 차입금과 1조6천억원대의 회사채 발행)은 연결 부채비율이 무려 895%에 달한다.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경제개혁연대 측의 주장이다.
한진그룹(2012년말 6조원대의 금융 차입금과 6조7천억원대 회사채 발행)은 678%의 연결 부채비율, 1배 미만의 연결 이자보상배율로 급속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그룹(2012년말 4조8천억원대의 금융 차입금과 5조2천억원대 회사채 발행)은 연결 부채비율이 405%지만,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1배 이상으로 재무구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동부그룹(2012년말 3조8천억원대의 금융 차입금과 2조억원대 회사채 발행)은 398%의 연결 부채비율, 1배 미만의 연결 이자보상배율로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봤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4월 지정 상호출자제한집단의 부채비율은 각 계열사들의 개별 재무제표를 단순 합산해 계산한 것"이라며 "공정위의 단순 합산 부채비율은 계열사 간 출자와 내부 거래가 중복계산돼 그룹 재무현황을 과대평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개혁연구소의 분석 결과, 지난 2007 년 이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연속 지정된 40개 그룹의 연결 부채비율은 단순 부채비율에 비해 50%p 정도 높았다.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결국 연결 재무제표를 통해 그룹 재무구조를 분석하면 지난 2010 년 이후 재무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며 "일부 그룹의 경우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재무건전성이 불량한 그룹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들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그룹 재무건전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채무계열 제도 등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 절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은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