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높은 3.4%로 전망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의 경기 부양 효과 약화로 잠재성장률보다는 낮을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은 당초 4.0%로 잡았던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8%로 내려잡은 바 있다.
28일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는 '2014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예상했다.
세계 교역 회복에 힘입은 수출 증가와 신규 투자 압력으로 인한 설비투자 회복이 경기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소는 "내년도 역시 내수 부진 고착화와 수출의 경기 견인력 약화로 잠재성장률(3.5~4%)을 하회하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 효과 약화와 민간 부문의 회복세 부진으로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민간소비·설비투자 증가 한계···수입·수출은 호조 예상
항목별로 민간소비는 내년 중 경기 회복과 고용률 상승, 복지예산 증액 등에 힘입어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경기 침체라는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신규 투자 압력에 힘입어 6.1% 증가하며 올해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에, 올해 4년 만에 회복세를 보인 건설투자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와 공공주택 공급 축소 등으로 내년에는 증가세가 1.3%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은 선진국 수요 회복과 중국 경기둔화 완화로 6.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와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 등이 수출 회복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수입은 설비투자 회복과 수출 증가 7.8% 상승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파악했다. 경상수지는 올해보다 흑자규모가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48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물가는 내년에도 저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의 하단인 2.5%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는 대내외 경제의 완만한 회복 속도와 대외 불안에 따른 성장의 하방 위험 등으로 내년 말까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천55원까지 하락해 내년 말에는 1천40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소는 정책 효과에 힘입은 성장세가 민간 부문의 회복으로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을지가 내년 한국 경제의 쟁점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 연구소의 김영준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 부담과 SOC 예산 축소 등을 감안하면,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여건이 녹록치 않다"며 "단기적인 부양책도 중요하지만 성장 잠재력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과 리스크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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