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동양, 유력인사 대거 영입…로비 가능성"

[이혜경기자] 동양그룹이 정·관·법조계 유력인사들을 계열사에 무더기로 영입해왔으며, 이들이 로비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국회 정무위원 소속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동양그룹 계열사의 공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양을 비롯해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 9개 계열사에 확인된 인사만 41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정권 측근 인사들과 금융 감독당국, 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그룹사 임원과 사외이사, 고문으로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정권 측근 인사들로는 우선 ㈜동양의 클린 경영팀장으로 영입됐던 오세경 변호사가 있다. 그는 예전 이명박 경선후보 법률지원단장과 대통령 인수위원을 거쳐 18대 총선에서 부산 동래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었다.

또한 여기자 성희롱 사건으로 유명한 최연희 전 의원이 동양파워 대표이사이며, 동양증권 사외이사에는 조동성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있다. 홍두표 동양시멘트 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선대위 직능 총괄본부 협력단장으로 활동했었다.

금융 당국 출신 인사들 중에는 현 KDB산은금융지주의 홍기택 회장이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동양증권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김윤태 현 산업은행 부행장과 권영민 기업금융실장은 동양시멘트의 사외이사다. 이외에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세청, 감사원 출신의 상당수 인사들이 동양그룹에서 활동했거나 현재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차관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던 한부환 변호사가 ㈜동양의 감사위원으로 등재됐다. 고등법원장과 검찰 지청장 출신들도 동양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한 내역이 있었다.

강 의원은 영입 인사들의 활동 내용도 논란거리라는 입장이다.

그는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동양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할 때, 동양그룹과 계열사의 사금고 역할을 한 동양파이낸셜대부를 동양증권의 100% 자회사로 두는 결정에 찬성했고, 올해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된 동양시멘트에는 최연희 전 의원과 광물자원공사 고위직들이 임원으로 활동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이 동양증권을 검사했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동양증권의 회사채 불완전 판매 혐의와 투자자 소송가능성을 보고서에 포함시켰지만, 금감원 최종보고서에서는 관심촉구 수준으로 완화된 적이 있다"며 "당시 동양증권의 상근감사는 금감원 출신의 권정국 감사였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영입된 인사들이 동양그룹의 거수기로 전락하거나, 로비의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