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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네트워크 사업서 국산 장비 배제 논란


KANI 및 국내 전송장비 업계, 국회와 정부에 도움 요청

[김관용기자] 올해 발주되는 네트워크 장비 공급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농협 통합망 고도화 사업에 국산 장비 배제 움직임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농협 측이 기존 장비 공급 업체인 알카텔-루슨트에 유리하게 제안요청서(RFP)를 만들어 사실상 국산 장비 공급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제안요청서 상에 특정 회사나 제품명, 특정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특정 업체 장비 도입 또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와 전송장비 업체들은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통신사들이 특정 업체 장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국회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최근 농협중앙회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5천600개 지점을 잇는 네트워크 고도화 사업을 발주했다. 이번 사업은 최대 150억원 규모의 ROADM과 MSPP 장비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외국계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전송장비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ROADM은 전화국사 내 새로운 파장이 추가되거나 삭제될 때 기술자가 직접 이를 조정해야하는 단점을 개선한 광전송 장비로 소프트웨어를 통해 망 설정과 회선 조절이 가능하다. MSPP는 음성과 전용회선 및 인터넷 트래픽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광전송 장비다.

농협은 16개 지역센터에 새로운 ROADM 장비를 도입하고 5천600개 지점에는 MSPP 장비를 구축해 낙후된 장비의 용량과 속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다른 망 구축 사업과 마찬가지로 회선사업자가 시설을 구축하면 농협이 이를 임대해 쓰는 BTL(Build-Transfer-Lease)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농협 측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의 통신사업자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농협이 이번 사업에서 국산 장비를 배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크게 낙담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은 물론 국내 전송장비 업체들도 주요 통신사를 대상으로 농협 통합망 고도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었기 때문.

이에 따라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와 관련 업체들은 IT장비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농협 관련 국회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에게 입찰 경쟁의 공정성 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협회 측은 농협 관계자들과도 만나 국산 장비 도입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 네트워크 업체 한 임원은 "이번 농협 통합망 고도화 사업에 참여가 예상되는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과정에서 특정 외산 장비 도입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오랫동안 준비했던 사업에 입찰도 못하게 돼 억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송장비 업체 관계자도 "국산 장비가 도입될 수 있는 사업임에도 특정 외산 장비만을 고집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 장비와의 호환성 문제를 이유로 외산 제품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정사업본부 통합망 사업 등의 사례에서 처럼 국산 전송장비와 기존 장비들을 병행해 운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국산 장비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하면 고객사나 회선사업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핑계만 대고 있어 BTL 방식의 사업 구조 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협은 지난 2010년 MSPP 및 DWDM 전송장비 공급사업에서 KT를 주사업자로 선정해 알카텔-루슨트 장비를 도입한바 있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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