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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무색, 값비싼 냉장고 국내서도 통했다


삼성-LG 4도어 냉장고 매출 쑥쑥, 시장 성장 '견인'

[민혜정기자]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반 냉장고의 2배 가격인 300만원~400만원에 이르는 4도어 냉장고가 국내 냉장고 시장에서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냉장고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전략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국내 냉장고 시장 규모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전년대비 3.4% 감소한 95만9천대, 판매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7.9% 증가한 1조2천4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제품군 중 문이 4개에 냉동실이 하단에 위치한 '4도어 냉장고'는 8월 누적기준 전년 동기 대비 266.7%가 늘어난 21만대가 팔렸다.

판매액도 전년대비 228.9%가 늘어난 4천926억원에 달했다. 판매대수로는 일반형냉장고(37만6천대), 양문형 냉장고(31만8천대)에 뒤지지만 판매액 기준으로는 일반형 냉장고(2천165억원)를 앞서고, 기존 주력모델인 양문형 냉장고(5천108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4도어 냉장고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나 본격적으로 열렸기 때문에 올해 8월까지의 성적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성적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프리미엄 제품인 4도어 냉장고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국내 냉장고 시장 점유율(판매대수 기준)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까지 40%대를 유지했던 양문형 냉장고는 5월부터 30%대로 주저 앉았다. 일반형 냉장고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35%~4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액이 양문형 냉장고와 비슷한 규모로 형성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GFK 김지현 부장은 "대형가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지만 냉장고는 지난해부터 금액적인 면에서 봤을 때 성장하고 있다"며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도어 냉장고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한국식으로 변형한 제품이다. 북미 시장에서 애용되는 정통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냉동실이 서랍 형태지만 이는 '문'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랍을 문으로 바꾼 900리터 용량의 '지펠 T9000'과 910리터 용량의 '디오스 V9100'를 각각 출시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과 LG의 4도어 제품은 월평균 1만대 이상씩 팔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니아만도 역시 지난 6월 이같은 형태의 940리터 냉장고 '프라우드'를 출시했다. 이들 제품 가격은 300만원~400만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냉장고는 오래 쓰는 가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니즈가 큰다는 점을 제조사들이 잘 읽었다"며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채용한게 4도어 냉장고의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탄산수 VS 정수기 물맛 대결 돌입

제조사 입장에선 가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선전은 반가운 일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고. 올 하반기 기능성 냉장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탄산수가 나오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를, LG전자는 지난 8월말 정수기 기능이 탑재된 'LG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였다. 출고가는 스파클링 냉장고가 443만원, 정수기 냉장고가 340만원~400만원이다.

앞으로도 용량, 디자인, 기능 면에서 다양한 형태의 프리미엄 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격만 높게 책정되고 용도를 제시하지 못하는 제품이 늘어날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이라는 게 값을 더 많이 받는 제품인데 소비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제품이어야 한다"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생활문화를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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