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올해 꾸준히 회복세를 유지해오던 수출이 4분기부터는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2013년 4분기 KOTRA-SERI 수출선행지수'를 공동발표하고 이 같이 예상했다. 수출선행지수는 해외 바이어, 주재상사들의 주문 동향을 토대로 수출경기를 예측하는 것으로 50 이상이면 전분기 대비 수출호조, 50 미만이면 전분기 대비 수출부진을 의미한다.
코트라가 지난달 바이어와 주재상사 직원 2천3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분기 대비 3.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지수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수입국 경기 전망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코트라 측 분석이다.
해외 바이어 및 주재상사 근무자들의 현지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수입국경기지수는 전분기 대비 2.0포인트 하락한 50.9를 기록하면서 기준치를 간신히 유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논의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등으로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악화됐다.
품질경쟁력 지수는 0.2포인트 하락했지만 56.3으로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지수는 0.1포인트 상승했으나 49.4로 여전히 기준치(50)를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유럽(51.1)의 지수가 2분기 연속 상승하며 기준치를 상회했다. 반면 그 밖의 지역들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 중 CIS(57.7), 중동아(56.0), 중국(54.7), 북미(54.4)는 전분기보다 지수가 하락했지만 기준치를 안정적으로 상회해 수출 여건은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남미(49.1)는 3분기 대비 5.8포인트, 아시아(48.9)는 8.3포인트 하락하며 기준치를 밑돌아 QE 축소 논의에 따른 소위 '신흥국 리스크'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경기상승 기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41.7로 여전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일본의 가격경쟁력지수가 31.5로 3분기 대비 9.4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로 전환된 것은 미약하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57.3), 자동차부품(55.6), 가전(55.2) 등은 지수가 하락했으나 기준치를 웃돌아 수출증가세 유지가 기대된다. 철강제품(53.0)도 지난 분기보다 3.0포인트 상승,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석유화학(52.5), 무선통신(51.7) 등은 5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기준치를 소폭 상회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반도체(44.9), LCD(47.7)는 각각 61.0을 기록했던 3분기와는 달리 지수가 대폭 하락해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석유제품(48.8), 일반기계(45.0), 컴퓨터(41.5) 등도 기준치를 밑돌면서 수출 부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출선행지수를 보이는 4분기는 수출 개선을 주도할 만한 지역이나 품목이 없어, 우리 중소기업들의 수출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불안정한 세계경기,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이를 둘러싼 신흥국 리스크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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